젖 잘 돌게 하는 구토완화 약
모유 수유 땐 아기 심장질환 우려
모유 수유 산모가 복용할 경우 신생아가 심장질환을 앓을 우려가 있어 처방이 금지된 약인 ‘돔페리돈’이 지난해 산부인과에서 8만 건 가까이 처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12월 전국 산부인과에서 7만8,361건의 돔페리돈이 처방됐다.
돔페리돈은 오심 구토 증상을 완화해주는 약이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물실험 등에서 나타난 부작용 때문에 임신부에게는 처방을 금지했고, 이 약을 복용 중인 여성은 수유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신생아가) 모유수유를 통해 (이 약에) 노출되면 부작용, 특히 심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모유 수유 산모는 사실상 이 약을 먹지 말도록 한 것임에도 산부인과에서는 계속 이 약을 처방한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급성 심장사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이미 2004년 6월 돔페리돈 생산 및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올해 10월 기준 59개 업체가 같은 성분이 함유된 79개 의약품(전문약 74개, 일반약 5개)을 제조하고 있다.
전 의원실 관계자는 “돔페리돈의 원래 효능은 구토 완화지만 산모의 젖 분비도 촉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산부인과에서 젖이 잘 돌지 않는 산모에게 처방한 것으로 보인다”며 “식약처가 조속히 돔페리돈을 재검토해 근본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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