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세리!”
‘맨발의 골프 여왕’ 박세리(39ㆍ하나금융그룹)가 인생의 전부나 다름 없던 필드를 떠난다.
그의 은퇴 무대는 국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다. 그는 1라운드 종료 후 팬들과 후배들의 축하를 받으며 현역 은퇴를 고한다.
박세리는 13일 인천 스카이72 골프&리조트에서 열리는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선수로 출전해 1라운드 종료 후 오션코스 18번 홀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대회본부는 7일 “이번 박세리 은퇴식이 대회의 작은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골프에 큰 족적을 남긴 박세리 프로의 마지막 모습을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세리는 LPGA 투어에서 한국인 최초로 통산 상금 1,000만 달러를 달성했고, 메이저 5승을 포함해 통산 25승 기록했다. 아시아인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한 전설이다. 특히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당시 시름에 빠져 있는 국민들에게 큰 용기와 감동, 희망을 선사했다. 지금도 많은 국민들의 가슴 속에는 박세리의 맨발 투혼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날 은퇴식에는 박세리를 보고 골프의 꿈을 키우며 세계 정상에 오른 ‘세리 키즈’ 선수들과, 이들 ‘세리 키즈’를 보고 골프의 길을 걷는 유망주들도 참석한다. 박세리는 에이전트를 통해 “후배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선구자 역할을 하고 싶다”며 은퇴 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 그는 “여러 바람과 생각이 앞서는데 그 중 한 가지는 선수 생활 중에 은퇴 시점과 은퇴 후의 계획을 착실하게 만들 수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 갖춰지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면 좋은 선수들이 좀 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그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부족하지만 이런 부분을 배워나가 꼭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은 박세리의 은퇴식 외에도 세계 최고 선수들의 샷 대결도 펼쳐진다.
우선 올 시즌 메이저 퀸 간의 맞대결이다.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으로 올 시즌 메이저대회 서막을 장식한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와 브리티시 여자 오픈 우승을 차지한 에리야 쭈타누깐(20ㆍ태국),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을 우승하며 ‘메이저 퀸’ 대열에 합류한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의 맞대결에 골프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리디아 고와 쭈타누깐은 올해의 선수상을 놓고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디아 고는 지난주 레인우드 클래식에 출전하지 않은 사이 쭈타누깐에게 이 부문 1위 자리를 내줬다. 쭈타누깐은 이 대회에서 단독 6위에 올라 포인트 5점을 추가했고, 총점 251점으로 리디아 고(247점)를 4점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던 리디아 고는 이 부문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독주체제를 굳히며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지만, 현재는 5승을 쓸어 담은 쭈타누깐과 ‘2파전’ 양상이다. 이들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다면 올해의 선수상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장타 여왕 박성현(23ㆍ넵스)과 LPGA 장타 여왕 렉시 톰슨(21ㆍ미국)이 벌이는 ‘장타 쇼’도 갤러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박성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톰슨에게 우승을 내주며 장타 대결에서 판정패 했으나 올해 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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