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일선 학교가 사용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MS오피스’프로그램을 두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왜 공개입찰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제기돼 논란이 벌어졌다.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서울시교육청 국감에서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대상으로 한 질의였다.
이날 이 의원은 “학교 업무용 소프트웨어 일괄 구입에 관한 횡령 건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포문을 연 뒤 “서울시교육청은 MS오피스와 한글워드 등을 입찰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업체와 무슨 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랬느냐”고 따졌다.
이에 조 교육감은 “MS와 아래한글은 모든 학교가 다 두 회사와 계약서를 체결하는데 그래서 저희(서울시교육청)가 일괄해서 (계약을 체결해) 20여억원을 절약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 의원이 “1·2차에 걸쳐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와 예상 가격의 99% 이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업체와 무슨 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느냐”고 다시 따졌고 조 교육감은 “이 부분은 MS하고 한글워드만 해당되는 것으로 MS를 만드는 다른 회사가 없지 않느냐”고 황당하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MS오피스를 다른 곳에서도 만든다면 입찰하겠지만 MS사의 독점 공급이어서 공개 입찰을 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그런 것은 무조건 입찰하도록 돼 있죠”라고 따졌고, 조 교육감은 “MS를 쓰려면 MS(社) 것밖에 없는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MS를 어디서 삽니까”라고 했다. 이 의원은 질의 말미에 결국 “이 자리가 어느 자리인데 와서...교육감으로서 자질이 없다. 사퇴하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한때 이 의원의 고압적 질의 자세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MS 오피스를 유통하는 회사는 여러 곳이고, 시교육청에도 지난 3월 입찰에 4개사가 참여했다”며 “적정가에 구입하지 못한 것을 따졌는데 조 교육감이 입찰 사실을 모르고 답변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 측은 “한글워드도 대리점 형식의 유통사가 여러 곳인데 2차례 유찰됐다고 단가를 낮추지 않고 수의계약 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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