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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떠나라” 허리케인 매슈 상륙에 美 대륙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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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떠나라” 허리케인 매슈 상륙에 美 대륙 초비상

입력
2016.10.0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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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저녁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시내에 허리케인 매슈가 몰고 온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AP연합뉴스
6일 저녁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시내에 허리케인 매슈가 몰고 온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AP연합뉴스

“허리케인 매슈는 당신을 죽일 것이다. 지금 당장, 무조건 떠나라.”

금세기 최대의 허리케인으로 불리는 매슈의 미국 동남부 해안 상륙을 앞두고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강력하고 단호한 표현으로 지역 주민들에 긴급 대피를 주문했다. 최고 시속 22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매슈가 플로리다주 해안으로 접근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진작에 연방정부 차원의 비상상태를 선포한 터다. 이에 주민 200만여명이 피난길에 오르면서 플로리다 반도는 준전시 상황이 연출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허리케인 매슈가 북미 동부 해안으로 북상하면서 일대 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피해 최소화 작업에 돌입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구호물자 공수와 재해 지원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2개 주뿐 아니라 피해가 예상되는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주 또한 전날 주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 올랜도에 위치한 월트디즈니월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대형 관광시설과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운영 중인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소재 로켓 발사기지 케네디우주센터가 일제히 임시 폐쇄됐다.

주 정부는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대피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도인 텔러해시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이유로도 대피를 미룰 수 없다”며 안전 지역으로 이동을 촉구하는 동시에 대피 및 구호작업에 주 방위군 3,500여명을 동원했다. 현재까지 4개주에서 200만여명의 주민이 피난 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 언론도 일제히 ‘역대 최악의 재앙’이 우려된다며 비상 신호를 울리고 있다. 허리케인을 풍속에 따라 나누는 다섯 단계 중 두 번째로 위험한 4급까지 커졌던 매슈는 7일 오전 현재 3급 허리케인으로 관측되고 있다.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카트리나(3급)에 버금가는 규모다. 이에 미국기상청은 “허리케인 매슈가 지나는 지역은 최대 수개월 간 거주 불가능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매슈는 7일 오전 1시 기준 플로리다 인디언 리버카운티의 베로비치에서 약 100㎞ 거리까지 접근, 시속 23㎞로 북상 중이다.

미국이 신속히 대비에 나선 가운데 카리브해 빈국인 아이티는 이미 매슈의 직격탄을 맞아 수백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4일 새벽을 시작으로 아이티 서부 지역을 강타한 매슈는 사흘 간 400여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갔다. 북서부 도시 제레미에서는 건물의 80%가 붕괴됐다. 유엔 관계자는 이에 35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식량ㆍ식수난을 겪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아이티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데는 허리케인 매슈가 예측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폭주 중인 탓이 크다. 매슈는 바하마 제도와 아이티, 플로리다 인근으로 북상하면서 3, 4급 규모를 넘나들고 있다. 경로 예측이 쉽지 않아 최대 고비로 꼽히는 6일 오후부터 8일 오전까지는 비상사태가 선포된 미국 4개주 어디든 당도할 수 있다는 것이 기상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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