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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의 2차전지 드라이브 유럽으로 뻗어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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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의 2차전지 드라이브 유럽으로 뻗어나가다

입력
2016.10.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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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폴란드 공장 착공

한미중 이어 ‘글로벌 4각 벨트’

전극서 팩까지 완결형 생산 체제

2018년엔 전기차 10만대분 양산

日에 밀리고 2000억 적자에도

“길게 보고 도전” 뚝심의 리더십

급성장 전기차 시장 독주 채비

구본무(왼쪽에서 8번째) LG그룹 회장이 5일(현지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서 폴란드 정부 관계자 등과 함께 첫 삽을 뜨고 있다. LG화학 제공
구본무(왼쪽에서 8번째) LG그룹 회장이 5일(현지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서 폴란드 정부 관계자 등과 함께 첫 삽을 뜨고 있다. LG화학 제공

1992년 구본무 LG 회장은 영국 원자력연구원(AEA)에 들렀다가 한 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닌, 충전을 통해 여러 번 반복해서 쓸 수 있는 2차 전지를 처음 접했다. 당시 그룹 부회장이었던 그는 LG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유럽 출장중이었다. 2차 전지가 LG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구 회장은 제품 샘플을 구해 직접 한국으로 가져온 뒤 연구진에게 개발하도록 지시했다. 그 후 24년, ‘맨 땅에 헤딩’ 하듯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LG는 사반세기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게 됐다. 구 회장은 자신이 처음 배터리 사업을 구상한 유럽 대륙에도 대규모 생산기지를 짓기 시작했다.

LG화학은 5일(현지시간) 폴란드 남서부 브로츠와프에서 축구장 5배 크기인 4만1,300㎡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4,000억원이 투입되는 폴란드 공장은 2018년에는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EV) 1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게 된다. 유럽 최대 규모다. 더구나 전극부터 셀, 모듈, 팩까지 한꺼번에 생산하는 ‘완결형 생산체제’도 유럽에선 처음이다. 유럽 순수 전기차 시장 규모는 현재 11만대에서 2030년엔 277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공식에 직접 참석한 구 회장은 “LG화학의 폴란드 배터리 공장을 유럽의 핵심 거점이자 자동차 부품 분야의 전진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앞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선진 시장인 유럽에 공장을 갖게 됐지만 LG의 2차 전지 사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90년대까진 기술 경쟁력에서 앞선 일본 기업에 밀려 고전했고, 2005년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가 발생했을 때는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그러나 구 회장은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자”며 “투자와 연구개발에 더 집중해 끈질기게 해보자”고 독려했다. 결국 LG화학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네비건트 리서치’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평가에서 2013년에 이어 2015년에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LG화학은 충북 청주시 오창(한국), 홀랜드(미국), 난징(중국)을 잇는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연간 전기차 28만대 이상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되고, 전기차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미국ㆍ중국ㆍ유럽에 모두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첫 기업이 된다.

LG화학이 배터리를 납품하는 완성차 업체는 미국의 GMㆍ포드ㆍ크라이슬러, 유럽의 아우디ㆍ다임러ㆍ르노ㆍ볼보, 중국의 상하이차ㆍ디이차 등 전세계 29곳에 달한다. 그 동안의 누적 수주 금액은 36조원을 넘어섰다.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움직임에 따라 전기차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투자사 메릴린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 110억달러(약 12조2,000억원)에서 2020년 320억달러(약 35조5,000억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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