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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후임 유엔총장은 ‘난민 전문가’ 구테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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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후임 유엔총장은 ‘난민 전문가’ 구테헤스

입력
2016.10.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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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총리 지낸 진보 인사

총회 거쳐 내년 1월 임기 시작

“선진국, 난민 돕기 더 나서야”

/안토니우 구테헤스. 신화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헤스. 신화 연합뉴스.

‘난민 전문가’ 안토니우 구테헤스(67) 전 포르투갈 총리가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6차 비공개 예비투표(straw poll)를 하고 반기문 사무총장을 이을 신임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구테레스를 총회에 추천하기로 했다. 15개 상임ㆍ비상임이사국 중 13개국이 찬성을 나타내는 ‘권장(encourage)’을, 2개국이 ‘의견 없음(no opinion)’으로 투표했다. 반대표인 ‘비권장(discourage)’은 나오지 않았다.

특히 관건이었던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중 4개국이 ‘권장’을, 1개국이 ‘의견 없음’으로 투표했다. 6차 투표에서는 상임이사국이 비상임이사국과는 다른 분홍색 투표용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의 찬반 의견을 알 수 있다. 어떤 국가가 의견 없음으로 투표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향후 안보리는 신임 사무총장(구테헤스) 추천 결의안을 채택한다.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상임이사국의 반대가 없어야 하지만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안보리는 유엔총회(193개국)에 구테헤스를 단일 후보로 공식 추천하고 총회는 표결을 진행하지만 이는 통과의례 수준이다.

총회 표결을 거치면 구테헤스는 내년 1월부터 5년 임기의 새 유엔사무총장으로 활동한다. 193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국제기구인 유엔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면서 국제분쟁 예방을 위한 조정ㆍ중재 역할을 한다. 국제 의전상으로는 국가원수보다 한 단계 아래인 ‘정부 수반’급 예우를 받지만, 어떤 정부나 국제기구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세계의 CEO’ ‘최고의 외교관’이라 불린다.

구테헤스는 2005~2015년 유엔난민기구(UNHCR) 고등판무관을 지내는 등 국제무대에서 ‘난민 전문가’로 통한다. “난민을 돕기 위해 선진국들이 더 많이 기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특히 “선진국들이 난민들의 주요 이동 통로인 터키, 요르단을 더욱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10여년간 UNHCR를 이끌면서 사무국 규모를 3분의 1로 줄이는 한편, 난민구호 현장에 더 많은 인력을 배치하는 등 현장 위주의 실리 행정을 펼쳤다. 평소에도 “나는 심판이라기보다는 선수” “행동하는 것, 운동장에서 뛰는 것을 좋아한다”는 등의 말로 ‘행동가’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이념적으로는 진보 인사로 분류된다. 리스본 대학에서 물리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물리학 박사를 꿈꿨으나, 빈민가 활동을 경험한 뒤 군사정권 시절 합법화되지 않았던 사회당에 입당(1972년), 정치로 진로를 바꿨다. 50년 군부독재를 종식한 카네이션 혁명(1974년) 이후 사회당 핵심 멤버로 활동했다. 1975년 처음 국회의원이 된 후 1992년 사회당 대표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1995년 총선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한 뒤에는 총리직에 올랐다. 1999년 총선에서 다시 승리했지만 2002년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선을 앞두고 사퇴했다.

포르투갈 정치권을 떠난 후에는 외교 분야로 활동무대를 옮겼고 2005년 UNHCR 최고 대표인 고등판무관으로 선출돼 10년이 넘게 난민 문제를 다뤘다. 정신과 의사였던 루이자 아멜리아와의 사이에 두 자녀를 뒀지만 1998년 아내와 사별했다. 3년 뒤 현재 부인인 카타리나 마르케스 핀토와 재혼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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