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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유아인이 청소년 복지에 힘 쓰는 이유

입력
2016.10.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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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 UAA제공
배우 유아인. UAA제공

아름다운재단이 6일 보도자료를 내 배우 유아인(30) 팬들의 기부 소식을 알렸습니다. 이날 스타의 생일을 맞아 팬들이 1년 동안 공개적으로 모은 돈(600만원)을 자선 활동에 써 유아인의 선물을 대신한 겁니다. 한류 스타들의 생일을 맞아 팬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기부에 나서는 건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재단 측이 보낸 보도자료를 보니 유아인은 어린이와 청소년 복지에 유독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단 ‘뉴키즈유아인기금’을 만들었고, 2013년엔 아동 급식비 지원 캠페인에도 동참했더군요. 이를 통해 유아인이 재단 측에 기부한 금액은 총 1억7,000만원이었습니다.

청춘스타는 왜 아동과 청소년 복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걸까요? 궁금했습니다. 재단 측에 따로 물어보니 유아인이 관련 메시지를 보낸 게 있다고 했습니다. 현 교육 시스템의 불평등을 꼬집는 그의 생각과 연예인 봉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 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기성 교육 시스템은 어두운 이면을 뻔뻔하게 드러내고 아이들로 하여금 부자가 되는 법이나 자본주의 서바이벌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친다”는 시선은 날카로웠습니다. 교육이야말로 불평등한 기회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교육을 통해 경제적 취약 계층도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줘야 하는 데, 이 신뢰가 깨져 ‘수저 계급론’에 청년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게 현실이니까요.

연예인 기부 관련 ‘이미지 관리’라는 삐뚤어진 시선에 대해선 “좋은 일의 가치는 누가 그 일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아니라 뜻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얼마나 잘 전달되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혀 흥미로웠습니다. 생각해 볼 거리도 여럿 던지더군요. 유아인이 그 동안 재단들에 보낸 메시지를 받아, 공유합니다.

먼저 유아인이 2015년 1월 ‘뉴키즈유아인기금 ‘을 설립하며 재단 측에 보낸 메시지입니다.

“교육은 미래세대인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아이들은 의식주와 같은 기초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자본 논리가 주도하는 교육 시스템 안에서 마저 불평등한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기성 교육 시스템은 어두운 이면을 뻔뻔하게 드러내고 아이들로 하여금 부자가 되는 법이나 자본주의 서바이벌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칩니다. 그나마도 사교육이 이를 주도하고 있는 현실은 오늘날 교육의 크나 큰 폐단입니다. 소외 계층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이 트랙 위에서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레이스를 펼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소외계층의 아이들이 성장해 사회의 음지나 변두리로 내몰리지 않고, 진취적이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 미래의 당당한 주역이 될 기회를 만들어주고자 합니다. 성취는 개인의 몫이지만 선택의 기회는 가능한 균등하게 나누어 주는 것이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해야 할 일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인성, 유연한 삶의 태도, 창의적인 사고를 아이들 스스로 배워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위에서 이루어지는 학업과 성장의 과정은 주입식 교육이나 수동적인 삶의 태도가 만드는 결과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경쟁력이자 행복이란 가치 실현을 위한 밑거름이 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자발적 학습 지원 프로그램이 소외받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평등한 기회 통해 미래를 꿈꾸고 계획 할 수 있게 하는 의미 있는 창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삶의 가치를 스스로 깨우치며 실현케 하는 참 된 교육의 장으로 아이들을 인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마다 다른 개성과 특성을 가진 소중한 우리 아이들. 하지만 너무 일찍 불편한 현실을 불행으로 짊어진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소중함을 발견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꾸며 ‘특별한 아이들’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와 브랜드 ‘뉴키즈 노앙’은 ‘뉴키즈유아인기금’을 통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약속드리며, 저희의 작은 움직임이 다른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모으는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

배우 유아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배우 유아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다음은 유아인이 2013년 1월 ‘나는 아이들의 불평등한 식판에 반대합니다’ 캠페인에 참여하며 재단 측에 보낸 메시지입니다.

“몰래 하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고 또 따라 하게 할수록 좋은 것이 기부라고 생각합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서적 기부관을 가진 모든 분들의 생각을 존중합니다만 보다 젊고 진취적인 기부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사회 공헌 의지를 가진 젊은 연예인들이 해야 할 일 아닐까요?

유명인의 기부와 관련한 기사에 달리는 ‘고작 그것뿐이냐’, ‘이미지 관리용이다’ 같은 악성 댓글을 기부자 스스로가 두려워해서는 안 될 일이지요. 좋은 일의 가치는 누가 그 일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아니라 ‘뜻’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얼마나 잘 전달되느냐 하는데 달려있습니다. 유명인은 기부를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보람을 느끼고 그 일을 널리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뜻 깊은 일에 동참하게 하는 시너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선진 기부 문화이고, 좋은 뜻을 가지고도 주저했던 저와 같은 많은 분들이 이제는 주저 없이 그러한 기부 문화를 만드는 일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미 좋은 일에 앞장서신 선배님들의 발꿈치에라도 따라가고자 애쓰는 저처럼 많은 분들이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의를 가지고 행동하건 행동함으로써 선의를 갖게 되건 기부라는 행동은 그 자체로 사회의 음지를 밝히는 등불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꼭 기부와 연결되지 않더라도 유명인의 움직임이 사회 곳곳의 불편과 불행에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면 그것만으로도 틀림없이 가치 있는 일 아닐까요.

전 아동생활시설 급식비 1,420원에 반대합니다. 올해 100원 올린 1,520원짜리 식단에도 역시 반대합니다. 사치스러운 식단을 만들어주지는 못할지라도 아동생활시설 아이들이 매 끼니 적정단가 수준의 식단을 지원받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야 합니다. 우선은 시민예산이 그 모자람 채워주고 나아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정부예산이 그 일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복지를 외치기 전에 기본도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의 삶을 돌아보는 일이 선행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웃 아이들을 돕고도 나는 기름진 삼겹살로 외식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행운아입니다. 그런 나의 행운이 소외 받는 아이들의 의도치 않은 불행에 나누어져 조금이라도 가치 있게 쓰이기를 바랍니다.

전 부자 이길 원하고, 성공하길 원하고, 사랑 받기를 원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전 제가 가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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