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온 문태종이 경기 후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사진=KBL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고양 오리온은 고양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뒤 5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다소 짧은 역사지만, 지역 주민들과의 밀착 스킨십을 통해 팬심을 사로잡은 오리온은 팀 성적까지 내며 제 2의 전성기를 열고 있다.
◇팬들과 더 가까이, 오리온의 스킨십
오리온은 이전 연고지는 대구다. 하지만 대구실내체육관의 낡은 시설 문제 등으로 시와 마찰을 빚었고, 결국 2011년 6월 고양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지지 기반이 전혀 없는 새로운 환경에서의 출발이었다. 김태훈 오리온 사무국장은 "처음 고양에 왔을 때 스포츠 관람 문화가 사실상 없었다. 홈 경기인데도 마치 중립 구장 같은 분위기였다. 연고팀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구단을 알리고 팬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거리를 좁혔다. 경기 후에는 승패와 상관 없이 선수들이 관중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눈다. 경기 후에는 농구 코트를 개방해 팬들이 자유롭게 뛸 수 있게 했다. 김태훈 사무국장은 "선수들 벤치에도 직접 앉아볼 수 있고, 코트도 이용할 수 있다"며 "가족 단위의 팬들이 농구장에 와서 '즐겁게 놀다 간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했다. 팬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선수단 숙소가 일산에 있다는 점도 적극 활용했다. 김 사무국장은 "선수들이 일산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팬들에게 노출이 된다. 농구장 밖에서 만난 선수들을 만난 팬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년 연속 관중 증가, 고양에 내리는 뿌리
최근 프로 농구는 전체 관중이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오리온은 최근 2시즌 연속 관중이 증가했다. 2013~2014시즌에 9만9,133명을 기록했지만 2014~2015시즌에는 10만837명의 관중이 찾았고, 2015~2016시즌에는 11만2,526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관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건 오리온이 고양시에서 팬을 확보하며 '연고팀'으로 자리를 잡아간다는 뜻이다. 여기에 오리온이 지난 시즌 우승까지 일궈내 지역팬들에게 자부심까지 심어주고 있다. 김태훈 사무국장은 "과거 연고 팬들께는 죄송하지만, 지금까지 결과를 보면 구단에서도 연고지 이전에 대해 성공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대구에서 원정을 와서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시설 사용료 50% 감면 혜택까지, 고양시 지원도 팍팍
최성 고양시장은 매년 오리온의 시즌권을 직접 구매하고 있다. 고양 오리온의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고양체육관에서 팬들과 함께 응원에 나선다. 시장이 직접 나서 프로 구단을 챙기는 만큼 고양시의 지원도 다른 지자체와 차별이 된다. 김태훈 사무국장은 "이전 초부터 시에서 버스 광고를 해주고, 관공서에 홍보를 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계은영 고양시 체육진흥과 주무관은 "올해 초 조례안 개정을 통해 프로 연고팀에게 시설 대관료 30% 감면을 50%로 상향 조정했다"며 "시즌 중에는 관내 시내 버스에 경기 일정 등이 담긴 광고를 싣고, 시청 전광판이나 39개 주민센터를 통해 홈 경기 일정과 이벤트 등을 수시로 노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에는 고양시에서 나서 우승을 차지한 오리온의 팬페스트를 열어주기도 했다. 계은영 주무관은 "고양 시민들이 연고팀을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이 고양에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고양시도 '스포츠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인터뷰] ‘죽여주는 여자’ 윤여정 “칠십 평생 처음이라니까요”
K리그 창단 붐, 안산-아산 이어 청주까지 가세한 배경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