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 ↓… 감소폭은 줄어
끝없는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던 우리나라 수입 증가율이 지난 8월 무려 2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생기는, 반갑지 않은 ‘불황형 흑자’ 구조에서 벗어날 신호탄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지지만 아직 추세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8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54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지만,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6월(120억6,000만달러) 이후 7월(86억7,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폭이 줄었다.
이는 이전보다 수출과 수입 감소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8월 수출(417억달러)은 작년 8월보다 3.0% 줄었지만 7월 -10.1% 등 최근 지속됐던 두자릿수 감소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감소세가 덜해졌다.
반대로 7월만 해도 -15%대 감소세를 보였던 수입은 8월(344억 달러)에 오히려 0.6% 증가했다. 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건 2014년 9월(0.2% 증가) 이후 23개월 만이다.
이처럼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왔던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호전 기미를 보이면서 일각에선 불황형 흑자가 서서히 잦아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박종열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수입에서 기계류(21.8%)ㆍ정보통신(8.0%) 등 자본재 수입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국내 설비투자 증가로 연결돼 국내 경기가 되살아나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이런 현상을 추세적으로 확신하긴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9월 수출과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5.9%, 2.3%씩 줄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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