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영국 총리를 두 번이나 역임한 Henry John Temple은 거의 60년 가까이 관직에 있었다. ‘3rd Viscount Palmerston’(자작 팔머스톤 3세)으로도 불렸던 그가 역사가들한테 외교수장의 최고봉으로 뽑히는 이유는 중요한 시기에 위기를 잘 관리하고 대외 관계를 훌륭하게 이끌어갔기 때문이다. 그의 유명한 한 마디는 ‘We have no eternal allies and we have no perpetual enemies. Our interests are eternal and perpetual, and those interests it is our duty to follow’(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우리의 이익이 영원해야 하고 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는 구절이다.
역사가로서 문명의 이야기 11집을 집필한 Will Durant는 ‘To say nothing, especially when speaking, is half the art of diplomacy’(말해야 할 때에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외교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주지사와 상원의원을 지낸 Lincoln Chafee도 ‘In the world of diplomacy, some things are better left unsaid’(외교 무대에서는 침묵이 나을 때가 있다)라는 똑같은 말을 했다. 미국의 카우보이로 불렸던 Will Rogers도 ‘Diplomacy is the art of saying Nice doggie until you can find a rock’(상대의 강아지를 보고 돌멩이를 주우면서 개가 예쁘다고 말하는 기술)라고 했다. 국무장관을 지내고 이제 대통령 후보로 나선 Hillary Clinton은 ‘Part of diplomacy is to open different definitions of self-interest’(외교를 할 때에는 자국의 이해가 무엇인지 열린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말은 다르지만 외교의 기술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은 틀림없다.
닉슨 정부 때 외교를 맡았던 Henry A. Kissinger 장관은 중국과의 핑퐁외교로도 유명한데 그도 ‘외교=절제된 힘의 기술’이라고 정리했다. 또 다른 역사가 Daniel Pipes도 ‘Diplomacy in general does not resolve conflicts. Wars end not due to peace processes, but due to one side giving up’(외교는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다. 전쟁은 평화의 노력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한 쪽이 항복할 때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하원의원을 역임한 John Dingell과 영국에서 47년 동안이나 하원의원을 지낸 Tony Benn도 ‘War is failure of diplomacy’(전쟁은 외교가 실패할 때 발생)라고 말했다.
그런데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반도에서는 고도의 기술과 유연한 외교 정책은 보이지 않고 THAAD 배치 문제로 중국 러시아의 눈치를 보면서 현지 주민들과 대치만 하고 있다. 답답한 현실을 직시하는 국민만 불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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