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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반란 KOVO컵, 'V리그 춘추전국시대' 예고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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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반란 KOVO컵, 'V리그 춘추전국시대' 예고탄일까

입력
2016.10.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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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철 감독과 한국전력 선수들/사진=한국배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2016 청주ㆍKOVO(한국배구연맹)컵 배구대회가 남자부 한국전력,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우승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V리그 5위, 여자부에서 준우승한 KGC 인삼공사는 최하위(6위)에 머물렀던 팀이다. 남자부 준우승을 거둔 KB손해보험(6위)까지 더하면 하위 팀들의 반격이 유독 거셌던 대회라고 볼 수 있다.

이번 KOVO컵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영향으로 한 달 가량 뒤로 미뤄 치러지는 것이 특징인데 이 때문에 10월 15일로 예정된 2016-2017시즌 V-리그 개막일과 바짝 붙어있다. 따라서 프리시즌 성격을 띤 대회 결과를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다.

지난 시즌 하위 팀들의 선전으로 다가올 새 시즌 V리그가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남자부는 공교롭게 지난 시즌 V리그를 호령했던 3강 OK저축은행(3전 전패), 현대캐피탈-삼성화재(각 1승 2패)가 동반 부진해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KOVO컵에서 드러난 하위권의 돌풍은 외국인 선발이 트라이아웃으로 바뀌면서 기량이 예년만 못해진 반면 토종 선수들의 비중이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반란을 주도한 한국전력부터 그렇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뽑은 새 외국인 선수 아르파드 바로티(25ㆍ헝가리)가 조별리그 3경기에서 74점이나 올리는 등 기대감을 드높였다. 1945년 남선전기부터 출발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배구단인 한국전력이 프로 경기인 V리그와 KOVO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상을 밟은 건 바로티의 역할이 컸다.

아울러 만년 꼴찌 한국전력을 개조시킨 신영철(52) 감독의 지도력이 빛나기 시작했다. 토종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전광인(25)의 컴백은 천군만마다. 그는 지난 시즌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고 여름 내내 재활에 매진한 결과 화려한 부활의 나래를 폈다.

KB손해보험 역시 새로 선보인 트라이아웃 제도의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210cm의 괴물 용병 아르투스 우드리스(26ㆍ벨라루스)는 기량발전상(MIP)을 받는 등 대회 내내 기세를 뿜어내며 합격점을 받았다. LIG손해보험 시절부터 최근 5시즌 연속 봄 배구를 경험하지 못한 KB손해보험은 해결사 우드리스를 중심으로 토종 선수들이 어우러진 탄탄한 전력을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자부의 KGC는 이번 대회를 통해 큰 발전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희망을 품었다. 2011~2012시즌까지 V리그 3회 우승을 자랑했던 KGC는 이듬해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다. 이성희(49) 감독과 작별하고 신임 서남원(49) 감독 하에서 알레나(25)와 한수지(27)가 중심이 된 체제로 체질개선에 나선 결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여자배구의 경우 이번 KOVO컵이 리우 올림픽 이후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프로배구 휴일 경기는 통상 남자부(오후 2시)-여자부(오후 4시) 순으로 열리지만 이번 결승전은 컵 대회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여자부-남자부 순으로 진행됐다. 방송사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여자부 경기를 지상파 중계하게 된 것이다. 경기 전 서 감독은 "처음 지상파 중계를 한다고 하니 우리 선수들이 긴장할 것 같다"며 "여자배구가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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