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정우성이 10월 배우 브랜드평판 1위에 올랐다. 정우성은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공유, 송중기, 전지현, 하정우 등을 제치고 '대중이 사랑하는 최고의 배우'에 등극했다.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해 22년간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는 정우성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나를 왜 좋아하는지 나도 궁금하다"며 반문했지만, 함께 작업한 동료들은 "단점이 없는 것이 단점"이라고 증언했다.
-유일한 단점이 '아재개그'라는 소문이 있다.
"하하하(폭소하며). 내 아재개그에 아직 빠지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물들면 내 개그세계를 떠날 수 없을 것이다. 동료들에게 좋은 면만 보이려 노력한 것은 아닌데 단점이 없다는 말을 해줬다니 참 고맙다. 현장에서 충실한 모습을 보고 좋은 평가를 해준 것 같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도 귀감이 되고 있다.
"나를 통해 난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렇다고 난민구호활동을 강요하는 건 아니다. 나 역시 강요받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아무리 선행이라도 강요하지 않으려 한다. 서로가 다른걸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믿는 신념들이 정답이진 않을 테니까. 살면서 각자만의 신념을 견고하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그게 또 고집이 되어선 안 된다."
-착한 사람인 것 같다. 지독한 악을 그린 '아수라'에 출연했다.
"영화 '비트' 이후 말보로 담배를 따라 피우는 젊은이들이 늘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배우가 사회에 미치는 파장에 대해 조금 생각해봤고, 조폭물을 기피해온 것도 사실이다. '아수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가상의 세계관을 펼치는 영화다. 진절머리 나는 악의 통증을 느끼게 하는 영화라 사람들이 모방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폭력이 얼마나 나쁜지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혹여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절대 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지독한 악의 세계에 불편함을 느끼는 관객도 있다.
"불편함을 느끼라고 만든 영화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보이지 않는 폭력을 당하는데 영화에서는 그 폭력들을 가시화시켜 묘사한다. 폭력의 세계에 속한 사람들과 이들을 방관하는 주변 사람들까지 모두 불편할 수 있다. 무대인사 때도 '이 영화 보시고 진절머리가 날 텐데 그 진절머리 이면에 담고 있는 메시지를 이해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한도경은 좋은 남편인가.
"마음의 빚이 많은 남편이니까 좋은 남편은 아니다. 아내 윤이가 '나쁜 짓 하지마. 너 때문에 내가 벌 받는 거 알지?'라고 말하는데 그것만 봐도 그 전에 얼마나 바람을 피고 아내를 속 썩이게 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윤이는 질병을 얻어 아프고 도경은 안남이라는 도시의 부패에 병이 들어간다."
-부패한 공간에서 도경만 계속 가난한 느낌이다.
"병원비가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고 하더라. 또 도경은 더 큰 악으로 가기 위한 준비 상황에서 곤란한 상황에 놓인다. 박성배와 김차인 사이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한다."
-혼란스러운 캐릭터를 맡아 힘들었나.
"정신적인 피로도가 컸다.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도, 빠져 나오는 것도 힘들었다. 매번 현장에서 인상을 쓰고 있으니까 주변에서 무슨 일 있냐고 묻더라. 아무 일 없는데도 인상이 써질 정도로 악의 생태계가 무겁게 다가왔다. 낯선 서술과 캐릭터를 파고들어가는 재미와 그 속에서의 짜릿함도 느꼈다."
-육체적으로도 많이 다쳤다던데.
"김성수 감독의 명성을 다시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 정말 최선을 다했다. 도라에몽 주먹처럼 손이 동그랗게 부은 적도 있고 자잘한 상처들이 물론 있었다. 하지만 몸이 다치는 거야 둘째였고, 내 첫 번째 목표인 한도경을 잘 표현하는 것에만 충실했다."
-'무한도전'에 출연도 했지만 직접 대사로 언급되는 장면이 있다.
"맨 처음 시나리오부터 그 대사가 있었다. 감독님이 '무한도전'의 열렬한 팬이다. 극중 도경이 윤이한테 '무한도전 다운 받아 줄까. 좋아하잖아' 이런 내용으로 말을 한다. 윤이가 통증을 잊는 시간이 편히 누워 예능을 볼 때가 아닐까 생각했다. 현실과 맞닿아 있어 대사하기 어렵지 않겠냐고 하는데 극 상황으로 이해했다."
-출연한 '무한도전'은 본방사수 했나.
"곁눈질로 봤다. 정면으로는 도저히 못 보겠더라. 우리 팀 분위기도 좋고 '무한도전' 팀이야 말할 필요 없는 팀워크니까 서로 간에 돈독한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 조금 편하게 놀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려서부터 내재된 흥은 있는데 어린 시절에는 혼자 머무는 시간이 많아서 이런 성격들이 그동안 가려졌었던 것 같다."
-잘생긴 얼굴을 너무 막 쓴 것 아니냐.
"아무렇게나 써도 멋있으니까~(웃음). 내가 공공재라는 말이 있다고 들었는데 각자 집으로 지로용지를 보내드리겠다. 기본료는 받아야 하지 않겠나."
-이게 바로 정우성표 아재개그인가.
"맞다. 점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걸?"
사진=CJ엔터테인먼트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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