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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다 더 치명적인 심부전, 4가지 적을 피하라

입력
2016.10.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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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기능 상실로 혈액 공급 이상

30~40%가 진단 후 1년 내 사망

비만ㆍ당뇨ㆍ흡연ㆍ혈압 철저한 관리를

그림 1 ‘심장질환의 종착역’으로 불리는 심부전은 국내 환자가 벌써 75만명이 넘어설 정도로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림 1 ‘심장질환의 종착역’으로 불리는 심부전은 국내 환자가 벌써 75만명이 넘어설 정도로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심혈관 질환이 크게 늘어난다. 기온이 10도 이상 떨어지면 혈압은 13㎜Hg 정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혈압 상승은 뇌졸중, 심근경색증, 협심증, 대동맥박리, 심부전 등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일교차가 10도 이상으로 커지면 심장과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4%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환절기에 늘고 있는 심혈관 질환 가운데 ‘심장질환의 종착역’이라고 불리는 심부전(心不全)에 대해 알아본다. 마침 지난 29일은 세계심장협회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심장의 날’이었다. 대한심장학회(이사장 오병희)도 지난 9월 마지막 주(24~30일)를 ‘심장질환 인식 제고와 예방관리 활동을 위한 주간’으로 지정했다.

‘심장질환의 종착역’ 심부전

몸이 붓는 부종, 가쁜 호흡, 피로감, 불규칙한 심장박동, 가슴의 뻐근함 등등. 심장의 펌프 기능에 문제가 있고, 펌프 기능 문제를 유발하는 심장질환이 있을 때 흔히 겪는 증상이다. 한두 번 생기는데 그치지 않고 점점 증상이 심해진다. 심부전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심부전은 심장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온 몸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다. 고혈압ㆍ당뇨병 등 심장에 영향을 주는 질환에 걸리면 마지막 단계에 필연적으로 걸린다. 그래서 ‘심장질환의 종착역’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심각성을 인지하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심부전은 사망률과 재입원률이 매우 높다. 조사에 따르면 심부전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 18.8%가 90일 이내, 37.4%가 1년 이내 심장문제로 재입원했다.

심부전 환자의 30~40%는 심부전 진단 후 1년 내 사망하고, 60~70%는 5년 내 심부전 악화나 급성 발작으로 사망한다. 이는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진행 암과 심근경색보다 높은 수치다.

게다가 65세 이상 고령인구에서 심부전 발병률이 높다. 이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65세 이상 인구의 주요 입원과 사망 원인이다.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1.5%로 75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40년에는 환자가 2배 늘어나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은석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장(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우리나라에서도 80%세 이상에서 10% 이상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에 사망률이 높던 심근경색이나 심근병증 등의 치료가 가능해지고, 이런 질환을 앓은 환자가 심부전을 앓게 되면서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심부전의 대표적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처음에는 운동을 하거나 움직일 때 나타나지만 질병이 악화되면 밤에 자다가 갑자기 숨이 차 깨기도 한다. 가만히 쉬고 있을 때도 숨이 가빠진다. 또 심장이 신체기관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천명(쌕쌕거리는 호흡), 부종, 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평소 계단 이용하고 하루 20분 이상 걸어라”

심부전을 예방하려면 비만과 당뇨병, 흡연,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평소 계단을 이용하고 하루 20~30분 걷기 등 꾸준한 운동과 함께 당분이나 나트륨(소금), 포화지방 섭취를 줄여야 한다.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장 기능이 떨어진 심부전 환자는 독감이나 폐렴에 걸리면 심장에 더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폐렴과 독감 예방접종을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단에는 병력과 신체소견, 흉부 X선ㆍ심전도ㆍ심장부하검사 등을 병용하는 방법이 유용하다. 최근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심장초음파검사가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심부전 환자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논의가 미비한 실정이다. 정욱진 심부전연구회 총무이사(길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부전은 완치의 개념이 없고 일부 암보다 생존율이 낮은데다 반복적인 입원에 따른 비용 부담도 많아 전 세계적인 공중 보건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정 이사는 “반복되는 입원과 응급실행 등 심부전 환자는 질환에 따른 고통뿐만 아니라 2차적 고통도 크다”고 했다. 심부전 환자의 평균 재원일은 8일인데 이에 따른 입원비는 770만원이나 된다. 특히 이 중 본인부담금은 260만원이다.

최진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부전을 치료하는 방법 중에서 인공심장이나 좌심실 보조장치는 기계 값만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이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우리 병원에서 지금까지 7건밖에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10계명>(대한심장학회)

① 금연하라= 하루 반 갑 흡연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3배 늘린다. 간접흡연도 2배 높인다.

② 적절한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하라= 복부비만은 내장지방 축적으로 인슐린 기능을 떨어뜨리고, 탄수화물과 지방의 대사이상을 가져온다.

③ 규칙적으로 운동하라= 운동은 혈압과 체중을 정상으로 복원시키며, ‘좋은’ 고밀도 지단백(HDL)콜레스테롤을 늘리고, ‘나쁜’ 저밀도 지단백(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줄인다.

④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어라= 채소와 과일, 도정하지 않은 곡물(현미, 잡곡 등)와 콩류에는 복합 탄수화물, 섬유질, 칼륨, 비타민, 항산화제 등이 들어 있어 혈압을 낮추고 탄수화물과 지질대사를 호전시킨다.

⑤ 염분, 단순 당, 붉은 고기, 트랜스지방을 주의하라= 짜게 먹는 식습관은 고혈압, 동맥경화증을 촉진한다. 김치, 찌개, 국, 젓갈, 라면, 마른 안주에도 염분이 많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

⑥ 등푸른 생선과 견과류를 먹어라= 생선, 특히 등푸른 생선에는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EPAㆍDHA가 들어 있어 1주일에 2회(230g) 이상 섭취하라. 호두, 아몬드, 땅콩 등 견과류에도 불포화 지방산, 섬유소, 비타민E 등이 많아 LDL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⑦ 과음을 피하고 음주는 하루 2잔 이내로 하라= 지나친 음주는 심근 기능을 떨어뜨려 심부전을 유발하고, 관동맥 경련에 의한 협심증, 부정맥 및 급사도 일으킬 수 있다.

⑧ 충분히 자고, 가족ㆍ친구와 다정하게 지내라= 수면은 심혈관 건강과 정신 건강,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준다. 하루 7시간 숙면하라. 지나친 일과 과중한 업무도 심혈관질환의 적이다.

⑨ 자연과 가깝게 지내고 공해를 피하라= 미세먼지와 오존 등 각종 공해도 심혈관질환의 원인이다.

⑩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라= 건강한 심혈관을 유지하려면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등을 정상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증상이 없어도 정기 검진으로 위험요인을 조기 검진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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