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에도 안 알리고 방문
“쾌유하시라” 20분간 대화 나눠
여당, 정 의장 사퇴 촉구 현수막 철거
비대위 체제도 최고위로 정상화
야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단독처리 이후 얼어붙었던 여야 관계에 해빙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해임건의안 처리 이후 새누리당의 대척 지점에 섰던 정세균 국회의장이 3일 입원 중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찾았다. 새누리당도 전국에 내걸었던 정 의장 사퇴 촉구 현수막을 철거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도 최고위원회의로 환원키로 결정하는 등 정 의장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비서실에도 알리지 않은 채 이 대표가 입원 중인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을 찾았다. 정 의장의 문병은 광주 살레시오고 16기로 이 대표와 동기인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과 이 대표는 우 사무총장이 배석한 가운데 20분 가까이 대화를 나놨다. 정 의장은 이 대표에게 쾌유하라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아울러 이 대표가 전날 단식 중단 메시지를 통해 정 의장에게 해외 순방을 다녀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믹타(MIKTA) 국회의장 회의 참석차 출국해 9일까지 호주에 머물 예정이다.
다만 이 자리에선 현안과 관련해 별다른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렵사리 해빙무드가 조성된 만큼 당장은 정기국회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데 양측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이 대표 병문안을 한 뒤 정 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철거키로 한 결정을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투쟁기간 동안 각 당원협의회에서 게첩했던 정 의장과 관련한 현수막을 모두 철거키로 했다”며 “정 의장 사퇴 관철 투쟁위도 최고위원회의로 정상 복원시키기로 이 대표와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당초 이 대표를 문병할 계획이었으나,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요청이 있었다고 이 대표 측에서 양해를 구해와 문병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 김도읍 새누리당ㆍ박완주 더불어민주당ㆍ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도 마찬가지 이유로 문병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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