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급 이하 출신 ‘승진 천장’
국세청 공무원 중 1%가 채 안 되는 행정고시 출신들이 고위직 4분의 3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국세청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 공무원 1만9,442명 중 행시 출신은 176명(0.9%)에 불과했다. 그러나 국세청 고위공무원단 소속 34명 중 행시 출신은 26명(76.5%)에 달했다.
근무처별로 보면 본청은 고위직 13명 중 9명이 행시 출신이었고, 서울청은 8명 중 6명, 중부청은 6명 중 5명이 행시 출신이었다. 부산청(고위직 보직 4명) 대구청(1명) 대전청(1명) 등은 모든 고위직이 행시 출신으로 나타났다.
세무 현장에서 직접 조사 실무를 담당하는 조사직 과장급(4급) 이상 보직에서도 행시 출신 비율이 높았는데, 조사직 과장급 53명 중 행시 출신은 23명(43.4%)에 달했다. 조사직의 경우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인데도, 일선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 인원보다는 5급에서 곧바로 간부로 시작하는 행시 출신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5급에서 경력을 시작하는 행시 출신의 고위직 비율이 높은 건 일정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6급 이하 하위직 출신 공무원이 고위직으로 사실상 승진할 수 없는 경직된 인사 구조는 문제로 지적된다. 비고시 공무원 출신이 국세청장을 차지한 것은 7급 출신인 추경석 전 청장(1991~95년)이 마지막이었다. 백용호 전 청장(2009~10년)은 교수 출신이었다. 김 의원은 “형평성과 공정성 차원에서 이런 권력 독식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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