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 5개월 만에 오름세
지난달 전국 집값 상승률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강남 재건축에 대한 투자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가을 이사철 ‘내 집 마련’ 수요까지 더해지며 집값이 더욱 꿈틀댈 조짐이다.
한국감정원은 9월 전국주택 매매가격(9월 12일 기준)이 전월보다 평균 0.08% 상승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올 들어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도권은 0.15%, 지방은 0.02% 올랐다.
수도권에선 서울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의 매매가격은 한달 사이 0.26% 올랐다. 올 들어 월간 기준 최고였던 8월 상승폭(0.26%)을 그대로 유지했다. 주택공급 축소를 골자로 한 ‘8ㆍ25 가계부채 대책’ 이후 강남 지역 재건축 단지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여기에 가을 이사철을 맞은 실수요자 중심의 매수세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강남구(0.69%), 강동구(0.41%), 서초구(0.27%), 송파구(0.20%) 등 ‘강남4구’는 물론, 노원구(0.29%), 구로구(0.27%), 성북구(0.23%) 등 비(非) 강남 지역도 강세였다.
지방(0.02%)도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재건축이 활발하거나 개발 호재가 풍부한 부산(0.35%), 제주(0.13%), 강원(0.10%)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신규주택 공급과잉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대구(-0.12%)는 올해 들어 9개월 연속 하락했고, 경북(-0.15%), 경남(-0.07%), 충북(-0.06%) 등도 약세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에 따른 재건축 투자 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계절적 요인인 가을 이사철ㆍ학군 수요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만 공급과잉에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가 계속될 지방 집값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집값 양극화 현상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전국 주택 전셋값 상승률은 0.08%로 전월과 동일했다. 수도권이 0.12%, 지방은 0.04% 상승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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