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구호대 ‘하얀 헬멧’이 내전 폭격 후 생후 4개월의 아기를 구조한 소식이 전세계로 알려진 데 이어, 포화를 뚫고 기적처럼 살아난 신생아의 이야기가 재조명 받고 있다.
CNN 등을 통해 최근 다시 조명되고 있는 영상은 영국 채널4방송이 지난 7월에 방영했던 ‘마이사 모자’의 기적과도 같은 이야기다. 프리랜서 취재진이 당시 촬영한 영상은 시리아 알레포의 지역 병원으로 팔과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한 여성이 호송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마이사라는 이름의 여성은 임신 9개월에다 복부에 자상을 입고 있어 외관상으로도 심각한 상태였다.
비상 상황임을 직감한 의사들은 피투성이가 된 마이사의 배에서 신속히 파편을 제거한 후 태중의 남자아기의 두 발을 잡아 들어올렸다. 아기는 울음소리 하나 내지 않았고 혈색 마저 옅어져 새하얀 몸으로 수술대 위에 올랐다. 아기의 심장이 뛰고 있냐는 질문에 담당 의사는 “아니다. 미안하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심장 소생을 위해 가슴을 수차례 문지르고 입과 코에 공기가 통하도록 흡입기를 갖다 대기를 20분. 아기의 탯줄이 살짝 흔들리더니 심장 박동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됐다! 울어라, 울어!”라고 환호하는 의사의 손길을 거친 아기는 마침내 첫 숨을 토해냈다. 마이사 모자의 생명을 구한 의사 아흐마드는 수술 직후 “(긴장한 나머지)지금 다리에 너무 통증이 느껴진다. 수없이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동료들이 듣지 못하도록 참았다”고 긴급한 상황을 전했다.
CNN 등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에서 전해진 생후 4개월 영아의 구조 장면이 주목 받자 감동의 장면을 다시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채널4방송에서 내레이션을 맡은 매트 프레이 기자도 “매일 죽음의 소리가 넘치는 알레포에서 가장 강력한 생명의 순간이었다”며 “생애 첫 순간부터 죽음의 문턱에 선 아이는 (내전이 끝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전쟁과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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