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정규시즌 3경기를 남겨 두고 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KIA도 가을야구 매직넘버를 ‘1’로 줄여 사실상 가을잔치에 나갈 5개 팀의 윤곽이 모두 드러났다.
4위 LG는 3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ㆍ타의 조화를 앞세워 10-3으로 승리했다. 지난 주말 잠실에서 SK에 2연패하는 바람에 홈팬들 앞에서 축배를 들 기회를 놓쳤지만 이날 승리로 남아 있던 매직넘버 1개를 지우고 더 이상의 불안감을 잠재웠다.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던 2013년 10년 만의 가을잔치에 나갔던 LG는 지난해에는 창단 첫 9위에 그쳤지만 2014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가을 무대를 밟게 됐다. 최근 4년간 세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암울했던 2000년대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이다.
막판 중위권 혼전으로 이날까지 패했더라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를 LG는 ‘컨트롤의 귀재’ 데이비드 허프를 투입해 배수의 진을 쳤다. 허프는 기대대로 선발 5⅓이닝 동안 6피안타 3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타선에선 문선재가 데뷔 첫 1경기 2홈런으로 활약했고, 루이스 히메네스는 타점 1개와 득점 2개를 추가해 팀 역대 처음이자 시즌 다섯 번째, 통산 25번째로 시즌 100타점-100득점을 완성했다. 반면 삼성은 이날 패배로 5위에 머문 2009년 이후 7년 만의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해외 원정도박 파문으로 인한 주축 불펜과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 박석민(NC) 의 이탈로 전력 약화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5위 KIA도 광주에서 kt를 9-6으로 꺾고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뒀다. 69승1무71패가 된 KIA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6위 SK(68승74패)가 잔여 2경기를 모두 이겨도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는다. KIA 선발 양현종은 5⅔이닝 동안 8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고 5실점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아 시즌 10승(12패)째를 챙겼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도 달성했다. 특히 양현종은 이날까지 200⅓이닝을 던져 2007년 한화 류현진(LA 다저스) 이후 9년 만에 한 시즌 200이닝 이상 투구한 토종 투수가 됐다. 전신 해태를 포함한 KIA 소속 토종투수로는 1994년 조계현(210이닝) 이후 양현종이 22년 만이다. 앞서 헥터 노에시(206⅔이닝)가 200이닝을 돌파해 KIA는 올 시즌 두 명의 200이닝 투수를 배출했다. 시즌 200이닝 이상 던진 투수가 한 팀에서 두 명이나 나온 것은 2001년 SK의 페르난도 에르난데스(223⅔이닝)와 이승호(220⅔이닝)이후 15년 만이다.
KIA는 양현종이 3개의 삼진을 잡아 역대 처음으로 팀 2만6,000 탈삼진도 기록했다. KIA는 1회초 먼저 실점했지만 1회말 1사 후 5안타와 볼넷, 상대 실책을 묶어 대거 6득점하고 전세를 뒤집었다.
kt 이대형은 3회초 내야안타를 추가해 통산 369번째 내야안타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전준호 NC 코치가 현역 시절 달성한 368개다.
잠실에서는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가 올 시즌 9번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한 타선을 앞세워 두산에 13-5 완승을 거뒀다. 한화 4번 타자 김태균은 4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1볼넷을 기록했고,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300출루를 달성했다. 두산(91승1무50패)은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92승)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ㆍ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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