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집중 투자해 매출 절반 해외서
맞춤형 피부과학 바탕 美ㆍ中 진출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자신의 피부 유형을 알면 누구나 알맞은 화장품을 사용해 피부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다.”
안건영(51)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는 지난 7월 유전자 분석 전문기업 ‘제노플랜’과 손잡고 피부 관리에 유전자 분석을 도입한 ‘마이 스킨 멘토 DNA 서비스’를 선보였다. 피부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유전자 23개를 검사, 고객이 선천적으로 어떤 피부를 타고 났고 현재 어떤 상태인지 분석한 뒤 올바른 관리법을 안내하는 서비스다. 실제로 무료 체험단 1,000명의 피부를 조사한 결과, 선천적으로 민감성 피부인 신청자는 30%에 불과했지만 현재 민감성 피부인 사람은 85%나 됐다. 안 대표는 “후천적인 생활 습관이나 환경에 의해 DNA 발현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뜻”이라며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써도 자신의 피부와 맞지 않으면 피부가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사실 의사다. 갓난아기였을 때 오른쪽 얼굴에 화상을 입은 그는 허벅지 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몰라볼 정도로 호전됐지만 어린 시절에는 손바닥만한 흉터가 남아 친구들 놀림을 많이 받았다. 그는 ‘직접 치료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해 중앙대 의대에 진학했다.
‘피부재생’ 분야를 전공한 안 대표는 1998년 서울 돈암동에 ‘고운세상피부과’를 개원했다. 환자들을 ‘고객’이라고 부르면서 다른 병원과는 차별화를 꾀했고 간호사가 간호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전문상담원(코디네이터)도 따로 뒀다. 국내 최초로 피부과 병원에 프랜차이즈 개념도 도입했다.
안 대표는 진료에 필요한 기능성 화장품(더모코스메틱)을 만들어 사용하다 수요가 많아지자 2003년 아예 ‘고운세상코스메틱’을 창업, 화장품 및 피부관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항상 “의사가 만든 화장품은 일반 화장품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에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기능성화장품 브랜드 닥터지(Dr.G)는 2007년 이후 홍콩 화장품 시장 BB크림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20여개국에 수출까지 되고 있다. 또 여드름 원인인 피지선만 골라 선택적으로 태우는 여드름치료기기 ‘아그네스’를 개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매출(140억원) 중 절반 이상이 수출에서 나왔다.
그는 “피부과학을 바탕으로 세상 모든 사람의 피부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하는 게 소명”이라며 “2018에는 유전자 분석 피부 관리 서비스로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ㆍ사진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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