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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의 저주’ 떨쳐낸 김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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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의 저주’ 떨쳐낸 김인경

입력
2016.10.0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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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한화). LPGA 제공
김인경(한화). LPGA 제공

2012년 4월 2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5). 김인경(28ㆍ한화)은 속칭 ‘OK 거리’인 30㎝의 오르막 파 퍼트만을 남겨뒀다. 생애 첫 메이저 왕관을 다잡은 듯했다.

하지만 김인경의 퍼트는 거짓말처럼 홀컵을 돌아 나오고 말았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김인경은 왼손으로 입을 가린 채 아쉬움을 토해냈다. 이날 선두권 선수 중 유일하게 보기를 범하지 않았던 김인경의 첫 보기가 바로 이 순간 나온 것이다.

김인경은 먼저 경기를 마친 유선영(30ㆍJDX멀티스포츠)과 연장전에 들어갔지만 기세가 한풀 꺾인 상태였다. 악몽의 18번홀에서 자신 없게 친 버디 퍼트가 홀에 미치지 못했고 5.4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유선영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이 대회 이후 김인경은 번번히 우승 문턱에서 무너졌다.

‘비운의 골퍼’라는 꼬리표를 달고 4년을 절치부심한 김인경이 기나긴 부진과 악몽의 기억을 날려버리며 LPGA 투어에서 6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인경은 2일 중국 베이징 파인밸리 골프클럽(파73ㆍ6,596야드)에서 열린 레인우드 클래식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다. 합계 24언더파 268타를 적어낸 김인경은 2010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이후 6년 만에 L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김인경은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통산 4승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론 올 시즌 LPGA 투어 8승 합작이다.

3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허미정(27ㆍ하나금융그룹)은 김인경에 1타 뒤진 2위(23언더파 269타), 이미림(25ㆍNH투자증권)이 3위(22언더파 270타)에 올랐다. 김인경은 3주 전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레이디스 유러피언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동 3위에서 출발한 김인경은 전반에 3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허미정, 이미림, 펑샨산(27ㆍ중국), 브룩 헨더슨(19ㆍ캐나다)과 접전을 벌이던 김인경은 15번홀과 16번홀에서 우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280야드 밖에 되지 않는 파4인 15번홀에서 가볍게 버디를 잡은 김인경은 파5인 16번홀에서 2온에 성공한 뒤 6m 남짓한 이글 퍼트를 넣어 2타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하지만 허미정이 1타차로 추격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인경은 1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2.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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