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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적 관점에서 다시 읽는 구약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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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적 관점에서 다시 읽는 구약성서

입력
2016.09.3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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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를 읽다

박상익 지음

유유 발행ㆍ398쪽ㆍ1만4,000원

한국교회를 성(聖)과 속(俗)의 요소로 이분해서 파악한다면, 세속적인 이미지가 강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대형교회는 예배를 드리는 장소가 아닌 인맥을 쌓는 장소로 변질됐다. 목사는 신자와 하나님의 소통을 돕는다기보다는 교회의 몸집을 불릴 생각에 골몰한다. 검은색 잉크를 물에 떨어뜨리면 그 물이 물들 듯이, 위의 문제는 몇몇 교회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다.

이런 교회 풍토에서 굳이 성서를 읽어야 할까라고 회의하는 독자에게 그리하라는 이가 있다. ‘성서를 읽다’의 저자 박상익이다. 그는 현세의 삶에 권선징악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한국 교회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지 않았음을 솔직하게 인정한다. 그러나 그 원인은 우리가 기독교 본연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기독교는 진리의 종교로서 현실에 대한 독자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그 대안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정의를 부르짖는 구약의 예언자 12명과 식민지 조선에서 예수의 정신을 구현했던 김교신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개별 인물들의 소개를 따라 가다 보면 우선 역사학자인 저자의 객관적인 관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저자는 모세의 십계가 고대 최강의 제국이었던 히타이트의 종주권 계약과 유사하다는 등 역사학적인 방법으로 구약을 설명해간다. 예언자라고 무조건 추켜세우지도 않는다. 아모스는 정의만을 부르짖었지만 호세아는 유대 사회 통합의 원리인 ‘헤세드’를 함께 이야기했다고 덧붙인다. 독자는 아모스와 호세아를 비교하며 감히(!) 이중 하나를 더 높게 혹은 낮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기원전 600년경에 활동한 예언자 하박국은 의인이 고통 받고 악인이 잘되는 세태를 보며 회의했다. 그는 야훼를 향해 ‘내가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니 어느 때까지리이까’라고 불평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망에 함몰될 때,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빠져나갈 방법을 도통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신을 원망한다. 하박국은 어떤 답을 찾았을까. 호기심이 생긴 독자라면 이 책에서 답을 구할 수 있다.

변해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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