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맞벌이 가정의 육아비용 지원책을 발표하며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일손부족 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내년부터 맞벌이 가정이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보육비의 절반을 지원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일본의 보육원은 통상 오전 7시부터 늦어도 오후 8시까지 아이를 맡아주지만 맞벌이부부는 출퇴근과 야근으로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아이가 있는 맞벌이가구는 2007년 350만 가구에서 2015년 450만 가구로 늘었다.?시간을 연장해 보육을 받는 아동이 90만명으로 추정된 가운데 이 중 부모소득 상한선을 정해 지원대상을 확정할 방침이다. 아동 3~5명을 가정에서 돌보는 ‘보육 도우미’ 또는 일반 베이비시터에게 지불하는 이용료의 절반을 국가가 보조하는 식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10억엔(약 108억원)의 재원을 검토하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지원에 나서 보조율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육아와 일을 양립하는 가정에 세 부담을 경감하는 제도도 도입할 방침이다.
정부 방침에 보조를 맞춰 기업들도 보육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히타치(日立)제작소는 맞벌이 부부 직원에게 아이가 있을 경우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연간 최대 10만엔(약 109만원)을 일률적으로 주는 육아지원제도를 10월부터 도입한다. 부부 모두 히타치그룹 계열사에 근무하는 경우는 물론 한 명이 다른 회사에 근무하더라도 똑같이 지원한다. NHK는 “맞벌이 부부만을 대상으로 한 제도는 일본에서 아직 드물어 확산될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도요타자동차도 올 1월부터 배우자수당을 순차적으로 폐지하고 대신 18세 미만 자녀 1인당 월 2만엔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 중이다. 혼다도 본사와 자회사 등 5개 회사 사원을 대상으로 같은 제도를 내년 4월 시작한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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