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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주입식 교육 이제 한계…교육개혁 5개년 계획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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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주입식 교육 이제 한계…교육개혁 5개년 계획 세워야”

입력
2016.09.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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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교사 초청 강연서 쓴소리

“대안ㆍ혁신학교로 창의적 학습을”

조정래 작가가 28일 서울 예원학교에서 초중고 교사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 교육의 문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정래 작가가 28일 서울 예원학교에서 초중고 교사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 교육의 문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는 빨리 선진국을 따라가려고 주입식 교육만 해왔습니다. 여기까지가 이제 한계라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계속 이렇게 교육해서는 아이들만 힘든 게 아니라 국가 존망도 어렵습니다.”

지난 7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를 다룬 소설 ‘풀꽃도 꽃이다’를 출간한 조정래 작가가 28일 서울 정동길 예원학교에서 열린 서울시교육청 초청 강연에서 쓴소리를 쏟아냈다. 500여명의 초중고교 교사가 참여한 이 강연에서 그는 우리 교육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연간 40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 삶의 행복도는 꼴찌… 이게 말이 됩니까.”

부친이 교사였고 젊은 시절 국어교사였던 조 작가는 교육의 목표 3가지를 꼽았다. 인격적인 인간, 더불어 살 줄 아는 인화(人和)적 인간, 경제활동 등을 하며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는 자립적 인간 만들기. 조 작가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빨리 잘 사는 나라를 만들려고 인격적ㆍ인화적 인간 만들기는 무시해 버렸고, 결국 교육현장이 황폐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풀꽃도 꽃이다’에서도 무너진 공교육 현장에서 신념을 지키며 고군분투하는 국어교사 ‘강교민’이 주인공이다. 조 작가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지식만 주입시키려 하지 말고 학교에 와서 행복을 느끼고 선생님을 믿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사랑부터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괜찮아, 오늘 일은 실수일 뿐이야’라고 다독여주고 ‘집에 무슨 일이 있니’라며 아이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게 교사의 진정한 역할이라는 것이다.

조 작가는 교육당국에 대해서는 “교육부에는 일선 학교에 예산을 지원하는 기능 딱 한 가지만 주고, 나머지는 덴마크처럼 모든 걸 교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일관성 없는 정책이 되레 교육을 그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대안은 뭘까. 소설에도 나왔듯 조 작가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가능한 대안으로 혁신학교와 대안학교를 제시했다. 조 작가는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처음 혁신학교를 도입했을 때 여론의 비판을 많이 받았었지만, 소설 취재과정에서 혁신학교와 대안학교가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며 굉장히 반가웠다”고 말했다. 혁신학교는 입시 위주의 획일적인 교육 틀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다.

정부차원의 대대적인 개혁도 촉구했다. 조 작가는 “우리나라가 빠른 경제개혁을 이뤄냈듯 ‘교육개혁 5개년 계획’ 등의 사업을 10년만 하면 한국의 교육 문제를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지금 교육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정부, 선생님과 부모가 바뀌면 아이들에게 천국을 줄 수 있습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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