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1차 TV토론 득실은
공화 “판세 영향 없었다” 주장
민주 “부동층에선 의미 커” 반박
승부처 경합주에서 유세 대결
클린턴은 샌더스와 공동 유세
트럼프는 ‘구글 음모론’ 제기
미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선 1차 TV토론(26일)에서 승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지지율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대선 판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로이터는 28일 TV토론 이튿날인 지난 27일(현지시간) 투표 의향이 있는 성인 유권자 2,036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가 클린턴을 ‘토론의 승자’로 꼽았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잘했다’는 비율은 26%에 머물렀다. TV토론 이후 클린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는 비율도 34%에 달했다. 후보 지지율에서는 클린턴(42%)이 트럼프(38%)를 4%포인트 가량 앞섰는데, 이는 토론 이전의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TV토론을 시청한 유권자의 경우에는 클린턴(46%)과 트럼프(39%)의 격차가 7%포인트에 달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조사에서도 토론 직전 트럼프에 1%포인트 뒤지던 클린턴(41%) 지지율이 트럼프(38%)를 추월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분석에서도 28일 클린턴의 평균 지지율(47.4%)은 토론 직전보다 0.8%포인트상승, 트럼프와의 격차가 당초 2.3%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늘어났다.
지지율 변화에 대한 해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우선 1%포인트 내외의 지지율 상승에 그친 만큼, 공화당 진영을 중심으로 TV토론이 대선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클린턴 진영에서는 ▦트럼프 상승세를 저지했다는 점 ▦클린턴과 트럼프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않은 10% 내외 중도성향 유권자만을 놓고 보면 지지율 1%포인트 상승은 의미가 크다는 입장이다. 오하이오, 플로리다, 펜실베니아 주 등 핵심 경합주에서 두 후보가 박빙 다툼을 벌이고 있는 만큼 TV토론 이후 지지율 추이는 클린턴의 낙승을 예고하는 신호라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중도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클린턴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도 트럼프와 클린턴은 대선 승부처로 떠오른 주요 경합주에서 유세 대결을 벌였다. 클린턴은 뉴햄프셔 주 더햄에서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공동유세를 했다. 클린턴은 뉴햄프셔 대학 체육관을 가득 메운 젊은 유권자들에게 “연 소득 12만5,000달러 이하의 중산층 가정에 대해서는 공립대 등록금을 무료로 하겠다”고 공약했다. 샌더스 의원도 “서민을 위한 공립대 등록금 무료화는 ‘혁명적 구상’”이라며 “클린턴에게 표를 던지는 것은 물론이고 삼촌, 이모, 그리고 친구들까지 모두 투표하도록 열심히 노력하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아이오와, 위스콘신 주를 돌며 유세를 벌였다. 특히 위스콘신 주에서는 ‘미국 경찰과 소방관 등이 흑인에 대해 암묵적 편견을 갖고 있다’는 클린턴의 이틀 전 토론회 발언을 상기시키며, “클린턴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또 자신이 2%포인트 격차로 클린턴에 뒤지고 있다는 구글 여론조사를 인용한 뒤, “구글 검색엔진은 클린턴에 대한 나쁜 뉴스는 공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새로운 음모론을 펴기도 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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