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적의 대한항공 조종사가 미국에서 몰래 들여와 국내에 보관하던 억대 금붙이를 갖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독일로 출국하려다 적발됐다.
인천본부세관은 관세법상 밀수입 혐의로 대한항공 조종사 미국인 A(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에서 구입한 100g 골드바 14개와 골드코인 31개 등 시가 1억400만원 상당의 금 2.17㎏을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 금붙이를 소지한 채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을 통해 16일 오전 9시 출발 예정인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대한항공 KE905편에 오르려다 보안검색에 적발됐다.
A씨는 기장 직급이지만 당시에는 기장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아 항공기 운항에는 차질을 빚지 않았다.
독일 영주권자인 A씨는 세관 조사에서 “아내와 함께 독일에서 살고 있는 2살 된 아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해 미국에서 금괴를 구입해 가지고 가려 했다”고 진술했다.
세관은 A씨가 입국 당시 금붙이를 예치하지 않고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머무는 영종도 하얏트호텔에 보름 넘게 보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시세 차익이 생길 경우 팔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고 입건했다.
세관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총기 위주로 보안검색을 하고 핸디 캐리의 경우 선별적으로 보안검색을 하기 때문에 국내로 들여올 때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밀수한 금붙이는 모두 몰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세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A씨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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