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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고리 5·6호기, 재탕 보고서로 허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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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고리 5·6호기, 재탕 보고서로 허가 받았다

입력
2016.09.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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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ㆍ지질조사도 제대로 안하고

1ㆍ2회 조사 결과 그대로 활용

당시 “지진 위험 없다” 규정 불구

과기부는 활동성 단층으로 결론

경주서 40㎞ 불과해 안정성 우려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 5ㆍ6호기 원자력발전소 부지 일대에 대한 지질ㆍ지진조사도 하지 않은 채 11년 전 신고리 1ㆍ2호기 조사결과를 재탕한 보고서로 건설허가를 받은 것으로 28일 드러났다. 한수원은 보고서에서 원전부지 일대가 ‘지진 위험이 없다’고 규정했으나, 2006년 당시 과학기술부는 해당 부지를 활동성 단층으로 결론 내린 사실도 공개됐다. 한수원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커지면서 신고리 5ㆍ6호기의 안전성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신고리 원전지대는 최근 연쇄 지진이 발생한 경북 경주에서 40㎞가량 떨어져 있다.

이는 본보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문미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한수원이 공개한 ‘신고리 5ㆍ6호기 예비안전성 분석보고서’ 검토에서 밝혀졌다. 한수원은 ‘한수원의 의도적인 보고서 공개 거부’를 지적한 본보 보도(9월 22일자 2면) 이후 2,000여쪽의 해당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신고리 5ㆍ6호기 원전 예정 부지를 기준으로 반경 1㎞, 8㎞, 40㎞에 대한 상세 지질조사와, 반경 320㎞에 광역 지질조사를 했다는 보고서를 근거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부지 적정 판단을 받았다. 올해 6월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건설 허가도 받아냈다.

그런데 보고서와 한수원ㆍKINS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해당 보고서는 2005년 건설 허가를 받은 신고리 1ㆍ2호기 부지조사 결과를 그대로 재탕한 것이었다. KINS 관계자는 “한수원이 원전부지 일대의 단층비지(단층에 따라 암석이 부서져 생긴 점토) 일부(시료)를 채취해 연대 측정을 실시한 때는 2001년으로 확인됐다”며 “신고리 1ㆍ2호기와 신고리 3ㆍ4호기 부지조사 결과를 신고리 5ㆍ6호기에 그대로 활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신고리원전 1호. 한국일보 자료사진
부산 기장군 장안읍 신고리원전 1호. 한국일보 자료사진

더 큰 문제는 한수원이 재탕해 사용한 신고리 1ㆍ2호기 부지 주변의 지질ㆍ지진 조사도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은 반경 8㎞ 이내 7곳, 반경 10㎞ 이내 3곳에 대해서만 시료를 채취해 연대 측정을 실시하고, 반경 10~40㎞는 조사하지 않은 채 적합지 판정을 내렸다. 반면 과학기술부의 자체 보고서는 신고리 5ㆍ6호기 반경 40㎞에 있는 울산단층, 양산단층, 일광단층을 활동성 단층으로 결론 내렸다. 실제로 지난 12일 양산 단층대인 경주에서 관측 이래 최대인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신고리 5ㆍ6호기 건설부지에 대한 재검증이 필요해졌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활동성 단층(최근 3만5,000년 전 이후 최소 1회 또는 50만년 전 이후 2회 이상 지진 활동이 있는 지표 및 지표 가까이에 변위가 존재하는 단층) 유무에 따라 지진 안전성을 평가한다. 문 의원은 “원전부지 조사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면서 원전이 과연 안전한지에 대한 국민의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울산 울주군에 건설 중인 신고리 5ㆍ6호기는 모두 8조8,745억원이 투입돼 각각 2021년과 2022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한수원 측은 이에 대해 “일광단층에 대한 추가 조사 때 굴착 작업을 통해 (토양) 샘플을 채취해 연대 측정을 했고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했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측정 결과 수치는 나와 있지 않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29일자 한국일보, “한수원, 반경 10km내 단층 시료만 채취..., 연대측정 방법도 의혹” 등 보도에 대해 설명드립니다.

[2005년 신고리1?2 보고서를 그대로 베껴 보고서 작성]

=부지조사 시 조사대상 범위는 320km, 40km, 8km로서 신고리 5,6(호기)의 조사 범위는 인접하여 위치하는 신고리 1,2(호기) 및 3,4호기의 조사 범위가 대부분이 중복되어 있으나 신고리5,6 부지조사 보고서가 기존 신고리 1,2의 지질학적 조사 결과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닙니다.

=활성단층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신고리 1,2호기 이후 새로운 지질학적 사실이 보고되지 않아, 과거 보고서와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게 되었습니다. 활성단층에 대해서는 추가로 확인된 자료를 바탕으로 타당성을 검증하고 상당부분 보완하였습니다.

[신고리1,2조사에서도 반경 40km 내에서 가까운 곳만(8km인근)만 시료채취]

=부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반경 8km는 정밀조사를 통해 다수의 연대측정을 시행하며, 반경 8km 이상의 지역은 참고문헌 및 현장답사 등을 통해 단층의 운동시기에 대한 분석을 시행하였으며,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에는 반경 40km 까지의 단층 연대측정 자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대측정 방법도 Rb-Sr, K-Ar 방법을 사용했는데 활성단층 연대측정 방법으로는 적절치 않음]

=연대측정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며, 조사 목적에 따라 적용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Rb-Sr, K-Ar 방법의 경우, 아주 오래된 지질구조적 역사를 파악하기 위하여 적용하는 방법이며, ESR, OSL 방법의 경우 단층의 활성여부를 위하여 적용하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현장조사 등을 통해 K-Ar, Rb-Sr 방법은 제4기 단층 증거가 없는 오래된 단층에 대하여 적용하였으며, 최근 단층 운동이 의심되는 지점은 ESR 방법을 활용하여 검증하였고, 그 결과로 부지반경 40km 지역에서 다수의 제4기 단층을 확인하였습니다.

[동일한 지점에 대해 한수원의 연대측정은 4,200만년 전, KINS의 연대측정은 ESR로 측정하여 54만년 전으로 나타남]

=4,200만년 연대는 오래된 단층에 대해서 측정결과이며, KINS는 4기 단층 부분을 측정한 결과입니다. KINS의 제4기 단층의 ESR 54만년 결과도 신고리5,6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에 포함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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