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지난달 상호 합의했던 평화협정에 26일(현지시간) 공식 서명했다.
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일명 티모첸코)와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콜롬비아 북부 해안도시 카르타헤나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차례대로 협정에 서명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스페인 전 국왕 후안 카를로스 1세, 중남미 각국 정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등 하객 2천500여 명 앞에서 론도뇨가 먼저 총알을 녹여 만든 펜으로 협정에 서명했고, 이어 산토스 대통령이 같은 펜으로 사인을 남겼다.
청중 일부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였고 객석에선 산토스 대통령과 론도뇨를 향해 "포옹하라"는 외침도 들려왔다. 산토스 대통령과 론도뇨는 악수하며 서로 어깨를 두드렸다.
협정에 서명함에 따라 FARC는 앞으로 정당 등 정치적 결사체로 재출범할 예정이며 180일 안에 유엔에 무기를 넘기고 무장 해제를 완료해야 한다. 론도뇨는 계속해서 FARC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평화를 달성한 콜롬비아에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은 평화협정 이행을 위해 3억9천만 달러(약 4천325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협정 서명과 동시에 FARC를 테러 조직 목록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했다. 2002년부터 EU의 테러 조직 목록에 포함된 FARC는 6개월 간의 검토를 거쳐 목록에서 완전히 삭제될 수 있다.
콜롬비아 정부는 제2 반군 조직인 민족해방군(ELN)에 대해서는 "납치를 중단해야 한다"며 아직 ELN과 평화 협상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FARC는 1964년 농민 반란으로 시작해 52년간 정부군과 내전을 벌였다. 지금까지 22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 8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평화협정은 공식 서명식에 이어 내달 2일 치러지는 국민 투표를 앞두고 있다. 최근 콜롬비아 최대 주간지 '라 세마나'의 설문조사에선 국민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응답자가 7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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