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앤올룹슨 등 오디오 업체 협업
깨끗한 고음ㆍ단단한 중저음 구현
광각 카메라 기능 ‘셀카’ 최적화
원하는 부분만큼 초점 조정까지
알루미늄 소재 사용 가볍고 튼튼
HD 영상 10시간 재생도 가뿐히
LG전자가 오는 29일 V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V20’(브이 트웬티)를 출시한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새 제품 판매 재개는 10월 1일로 미뤄졌다. 애플의 아이폰7 역시 10월 중순 이후에나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경쟁사의 주력 제품이 주춤하는 사이 V20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 24일부터 샘 스미스, 위켄드 등 유명 가수들이 출연하는 TV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한 V20를 미리 사용해 봤다.
동봉된 박스를 개봉해 들어본 ‘LG V20’의 첫 인상은 ‘가볍고 크다’ 였다. 오른쪽 상단에 별도로 마련된 ‘세컨드 스크린’이 본 화면을 가리지 않고도 각종 알림 메시지를 표시해 주기 때문에 실제 사용할 때 화면은 더 커 보이는 효과도 있다.
회복력이 높은 신소재 실리콘 소재를 적용한 전작 V10의 두툼한 느낌이 완전히 사라진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본체 재질은 항공기와 요트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 가벼우면서도 견고함을 강조했다. 뒷면의 좌우 양쪽 가장자리를 둥글게 처리해 한 손으로 쥐어도 싹 감기는 그립감도 만족스러웠다.
우측 버튼을 누르면 후면 덮개가 ‘딸깍’하고 열리면서 3,200밀리암페어(mAh)의 배터리가 등장한다. 고화질(HD) 영상을 10시간 재생할 수 있는 수준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7.6mm에 불과한 두께를 유지했다는 건 놀랍다. 갤럭시노트7보다는 0.3mm, G5보다도 0.1mm 더 얇다. V10의 대화면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기기 전체에 금속을 입혔던 G5의 세련된 디자인까지 적절히 섞어 놓은 느낌을 준다.
사실 LG전자의 V시리즈는 목표 소비자층이 확실한 제품이다. 출시도 한국, 미국, 홍콩, 대만에서만 한다. LG전자는 V시리즈를 ‘시티 어드벤처’를 겨냥한 휴대폰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스마트폰으로 음악과 영상을 즐기는 도시형 멀티미디어 세대를 위한 제품이란 뜻이다. 이번 V20에서도 오디오와 카메라 성능을 집중 강화했다.
‘듣는 즐거움’을 위해 LG전자가 손잡은 업체는 ESS와 뱅앤올룹슨(B&O)이다. 휴대폰으로 음악을 들으려면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 주는 장치(DAC)가 필요한데 불필요한 잡음을 얼마나 많이 걸러내느냐가 음질의 수준을 좌우한다. V20에 탑재된 DAC는 고성능 오디오 칩셋 제조사 ESS와 함께 만든 ‘32비트 하이파이 쿼드 DAC’로 DAC를 4개나 연결했다. V10에는 1개, G5에는 2개의 DAC가 탑재돼 있었다. 4개를 병렬로 연결한 V20는 1개 DAC보다 잡음을 50%까지 줄여 준다. 휴대폰에 이어폰을 꽂으면 음향 설정 화면으로 자동 전환, 본인 귀에 맞도록 75단계로 음향 크기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DAC가 원음을 충실히 재현한다면 B&O의 기술은 각 음을 균형감 있게 조율하는 역할이다. 음을 섬세하게 발라내 고음은 깨끗하게, 중저음은 단단하게 구현해 낸다. V20 구매자에게 묶음 상품으로 제공되는 B&O의 이어폰을 사용하면 확실히 달라진 음향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일반 이어폰으로 들었을 때 뭉개지는 소리도 뾰족하게 잡아내 밋밋한 음감의 풍미를 배가시켜 준다. 콘서트장 밖에서 어렴풋이 들려오던 소리들이 문을 열자마자 귓속 깊이 하나하나 박힌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번 V20 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은 ‘화각’이다. 카메라가 담아낼 수 있는 범위를 뜻하는 화각을 대폭 넓힌 광각 카메라가 앞뒤에 모두 달려있다. V10의 전면 광각 카메라, G5의 후면 카메라를 V20에는 모두 넣은 셈이다. 전면이 120도, 후면이 135도로 광각 기능을 터치하면 일반각(75도)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 카메라 안에 들어온다.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눈으로 본 부분의 상당 범위가 잘리지만 실제 V20를 들었을 땐 시야각과 비슷한 화각으로 촬영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전면 카메라 광각 기능을 켜니 ‘셀카봉’ 없이도 7,8명이 무난히 한 화면에 들어왔다.
전작에서도 선보였던 ‘전문가 모드’는 V20에도 포함됐다. 셔터 속도 조절, 화이트밸런스(흰색을 기준으로 색상을 정확히 표현하는 기능) 등 기존 기능뿐 아니라 ‘포커스 피킹’이 추가됐다. 카메라 메뉴에서 전문가 모드로 전환한 뒤 매뉴얼포커싱(MF)을 클릭, 포커스 피킹을 활성화시키면 피사체에서 초점이 맞는 부분이 녹색으로 표시된다. 수동으로 본인이 원하는 부분과 범위만큼 초점이 맞춰지도록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다. 디지털 일안 반사식(DSLR) 카메라 중에서도 고급 제품들만 갖춘 기능이다. V20는 영상 촬영에도 포커스 피킹을 지원한다. 특히 영상과 함께 녹음되는 음성의 크기와 유입음량 등도 조정할 수 있다. 바람소리 같은 잡음은 제거되고 발걸음 등 현장음은 키울 수 있어 생생한 영상을 만들기에 제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V20는 강력한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카메라와 음향 성능에 깊이를 더해 최고의 멀티미디어 성능으로 사용 가치를 높인 제품”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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