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사 “CIA국장 등과 북핵 논의”
대북경고 효과 노려 이례적 공개
한미 연합사령부는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이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비롯한 정부와 군의 고위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났다고 26일 밝혔다. 연합사가 사령관의 미 본토 출장 일정을 먼저 공개한 것은 이례적으로, 같은 시기에 B-1B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출격한 것에 맞춰 대북 경고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연합사에 따르면 브룩스 사령관은 브레넌 국장, 레이먼드 토머스 특수전사령관 등과 만나 북한의 핵ㆍ미사일 프로그램 대응책을 논의하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과 도발위협에 맞선 한미 군사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북한 지휘부의 동향과 유사시 참수작전을 비롯한 한반도의 군사전략에 정통한 인사들이다. 이 자리에서 미군 지도부는 “대북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폭넓은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 당시 CIA가 수집한 정보를 근거로 특수전사령부가 작전을 수행했으며, 오사바 빈 라덴 사살 작전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브룩스 사령관이 워싱턴으로 날아간 사이, 미군은 B-1B를 21일 한반도에 보내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군 지휘부는 대북 전략을 가다듬고, 첨단 폭격기는 위용을 과시한 것이다. 미군의 두뇌와 팔다리가 북한을 옥죄기 위해 동시에 움직인 셈이다. B-1B가 25일 괌 기지로 귀환한 것에 맞춰 브룩스 사령관은 지난 주말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미 연합사령관은 미 의회청문회와 각종 지휘관회의 참석, 정부와의 한반도 상황 공유를 위해 종종 본토를 찾는다. 하지만 일정을 함구하는 것이 통례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군 지휘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브룩스 사령관의 동선을 굳이 노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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