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9곳 추가 조성
자연 활용 창의력 모험심 ‘쑥쑥’
주말 평균 700명 몰려 인기몰이
전국 자치단체 벤치마킹 줄이어
전남 순천시가 국내 처음으로 놀이기구 없는 혁신ㆍ참여형으로 조성한 ‘기적의 놀이터’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시는 2020년까지 기적의 놀이터 9개소를 추가 조성한다고 26일 밝혔다.
기적의 놀이터는 기존의 틀에 박힌 시설물 위주에서 벗어나 가공하지 않은 자연 소재인 돌, 흙, 통나무 등을 주재료로 시냇물, 잔디, 언덕, 동굴, 나무 그루터기 등 자연의 상태를 그대로 연출해 어린이들이 스스로 상상하며 창의력과 모험심을 키울 수 있도록 만든 곳이다.
시는 우선 제2호 기적의 놀이터를 신대배후단지에 조성할 계획이다. 주민과 아이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11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4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시는 내년에 2곳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으로 대상지를 공모 중이다. 대상지는 일정 면적(2,000㎡) 이상의 도시공원이며 9월 말까지 해당 주민센터에 신청서를 접수하면 된다.
시는 앞서 지난 5월 연향동 호반3공원 일대 3,000㎡ 부지에 제1호 기적의 놀이터 ‘엉뚱발뚱’을 조성했다. 이곳은 순천시와 어린이, 시민,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협력의 결과물로 2년여 작업 끝에 완성됐다.
시는 관내 초등학생 1,000여명의 설문조사와 기적의 놀이터 참여 시범학교 운영, 디자인 캠프 등의 과정을 거친 뒤 아이들의 생각을 직접 디자인해 설계에 반영했다. 어린이들은 감리단을 구성해 공사를 관리감독을 하고 이름까지 직접 지었다.
기적의 놀이터에는 흔한 그네나 시소도 없다. 대신 잔디 미끄럼틀, 20m에 이르는 원통형 동굴, 밑으로 숨어들 수 있는 바위, 백사장 모래놀이터, 흔들다리, 개울 등이 어우러져 있다. 특히 어린이, 공동체 놀이터 디자이너인 편해문 작가가 총괄디자이너로 참여해 안전을 강조한 놀이터를 만들었다.
개장 4개월이 지나면서 기적의 놀이터는 평일엔 하루 평균 200여명, 주말엔 평균 700여명의 어린이들이 찾아와 뛰어 노는 명소가 됐다. 순천뿐만 아니라 인근 여수를 비롯해 부산, 경북지역에서까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부산 광주 안양 공주 충주 등 전국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도 줄을 잇고 있다.
시는 지난 5월 기적의 놀이터 제1호 개관 기념으로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놀이터 전문가를 초청해 국제심포지엄을 열고 놀이터의 중요성과 비전, 세계 어린이놀이터의 우수 사례 등을 알리는 등 기적의 놀이터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운동을 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적의 놀이터는 획일적 구성을 벗어나 아이들에게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실험 정신과 도전 정신을 키울 수 있는 곳”이라며 “재미있고 창의적이고 안전한 놀이와 행복이 실현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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