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 앞두고 돌연 자살
특정 업체와 유착 의혹 받아
윗선 관련 여부 수사 난항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던 전남 순천시청 공무원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26일 오전 11시쯤 전남 순천시 서면 청소골 한 식당 인근에서 순천시 공무원 김모(55ㆍ6급)씨가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인근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까지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시 맑은물관리센터에서 계약업무를 담당했던 김씨는 지난 4월부터 6월 사이 순천시가 발주한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침수예방사업의 관급 자재(지하 매설용 블록) 17억원 상당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와 수의 계약해 유착 의혹을 받았다. 김씨는 같은 기간 지역 건설업자 2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아왔다.
경찰은 최근 순천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관련 회계장부를 확보한 데 이어 김씨가 건설업자 2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장면을 농협 모 지점 CCTV 화면을 통해 확인하고 지난 22일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김씨는 지난달 19일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체포영장이 발부된 22일부터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순천행의정모니터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가 지난 7월 19일 17억원 관급공사 수의계약 의혹을 규명해 달라며 조충훈 시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착수했다. 이들 단체들은 “수십억 원을 집행하는데 6급 직원 1명이 상부 결재도 없이 진행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특정 업체 밀어주기를 위한 유착관계와 금품수수 등에 대해 수사해 달라”며 윗선 개입 등 수사 확대를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도중 김씨가 사망해 안타깝다”며 “그 동안 확보한 수사 자료와 김씨의 진술 내용 등을 바탕으로 수사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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