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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노후 전투기 교체 12조원 시장… 서방 메이커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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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노후 전투기 교체 12조원 시장… 서방 메이커 잰걸음

입력
2016.09.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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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인도가 차세대 전투기로 프랑스 다소의 라팔을 선정한 지 4년 만에 라팔 전투기 36대를 78억7000만 유로(약 9조7000억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19일 프랑스 르 부르제 에어쇼에서 라팔 전투기 한대가 멋진 비행쇼를 선보이고 있다. 파리=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인도가 차세대 전투기로 프랑스 다소의 라팔을 선정한 지 4년 만에 라팔 전투기 36대를 78억7000만 유로(약 9조7000억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19일 프랑스 르 부르제 에어쇼에서 라팔 전투기 한대가 멋진 비행쇼를 선보이고 있다. 파리=AP뉴시스

세계 4위로 평가되는 인도 공군이 노령 전투기들의 대대적인 교체를 위해 내년에만 100억 달러(약 11조9,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책정함에 따라 인도시장 선점을 위한 서방 전투기 제작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인도가 프랑스제 전투기 라팔 36대를 78억7,000만 유로(9조7,000억원)에 구매하기로 계약하는 등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자 록히드 마틴, 보잉 등 글로벌 제작사들이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도내 생산설비 건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WSJ은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인도가 항공우주산업의 새로운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는 1998년 핵실험을 수차례 감행한 후 미국 등 서방사회의 제재가 이어져 노후 공군기들을 교체할 적절한 시기를 놓쳤다. 경제제재 기간 전폭기 수입은 물론 서방 기업들의 인도 국내 투자도 원활치 않았기 때문이다. WSJ은 “60년대 생산된 구소련제 미그 21기들을 유지 보수하느라 애를 먹어온 인도가 최근 중국의 군비 증강,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기회로 노령 공군기의 교체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뉴델리에 위치한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파운데이션(ORF)의 연구원 푸샨 다스는 “중국의 군사굴기로 인도가 군비증강을 할 명분이 마련되면서 시장 상황이 뒤바꿨다”며 “향후 15년 동안 인도는 최소 300대의 공군기를 새로 들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록히드마틴은 최근 텍사스 포트워스 F-16기 생산라인을 인도로 이전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인도 정부에 제출했다. 이와 함께 5,000명의 현지 인력 고용 계획도 밝혔다. 꾸준히 이어질 인도의 차세대전투기 입찰경쟁에서 더욱 저렴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도록 아예 공장이전까지 검토한 것이다. 보잉은 이에 질세라 F/A-18 슈퍼호넷을 장기적으로 인도가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이전과 시설건립을 돕겠다고 공표했다. 스웨덴의 사브도 자국내 그리펜 전투기 생산공장을 모두 해체한 후 인도로 옮겨와 새롭게 라인을 꾸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더불어 전투기 공급 계약을 따낼 경우 한 세대 앞선 레이다 시스템을 탑재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사브 관계자는 “최소한 100년 동안 차질 없이 전투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인도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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