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통해 택배로 안방까지… 관련법상 소지만 해도 처벌 대상
“일반형과 강력형 최음제 중 강력형은 여성을 극도의 흥분상태로 만들어 달라붙게 합니다. 약효기간의 기억과 복용 전의 기억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26일 기자와 한 최음제 판매상과의 대화내용이다. 간단한 검색만으로 인터넷에 소개된 판매상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아이디를 찾았고 대화를 시도한지 30여분 만에 연락이 닿았다. 이 판매상은 “택배를 보내면 이튿날 도착한다”며 ‘비밀포장’까지 약속했다.
마약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입한 일반인 62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성교제나 부부관계에 사용할 목적이었지만 관련법상 마약류를 소지한 것만으로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강모(38)씨 등 6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인터넷을 통해 러쉬, 최음제, 수면제 등을 병당 20만~40만원에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제품에서는 졸피뎀 등 마약성분이 검출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이성을 유혹하거나 부부관계에 사용할 목적으로 이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SNS를 통해 판매상과 접촉했고 택배를 통해 제품을 안방까지 전달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경찰의 단속을 피해 여전히 많은 판매상들은 활개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은 성범죄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만큼 경찰의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의심사례에 대한 온라인 페이지 모니터링을 강화해 조치하는 등 경찰의 강력한 단속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적발된 사람들은 모두 구매자로 경찰은 향후 판매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한 호기심이라도 마약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구입, 소지, 매매하는 행위는 모두 처벌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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