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연구소 설립 추진
2012년 대선 당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개별 유권자들의 성향과 관심사에 따라 맞춤형 정책 공약을 홍보하는 이른바 ‘마이크로 타기팅(Micro Targeting)’ 전략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를테면 20대 구직자에겐 청년 취업 정책을, 30대 워킹맘에겐 보육 지원 공약을 발 빠르게 안내하는 방식이다. 당시 오바마 캠프는 이 같은 선거 캠페인 뿐만 아니라 각종 정책 의사 결정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수집된 빅 데이터 자료를 활용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바마의 재선 승리 요인인 ‘빅 데이터 활용 전략’을 벤치마킹해 국내 정당 처음으로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 연구원 산하에 빅 데이터 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 내년 대선 승패를 가를 핵심 어젠다를 발굴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이다. 당은 또 연구원을 대선 정책 태스크포스(TF)로 전환하고 내달 초 개편 방안도 발표할 방침이다. 김용익 민주정책연구원장은 2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연구원은 앞으로 집권 플랜에 이어 집권 이후 실행할 정책 공약을 만드는 등 당의 장기적 정책과 전략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며 “첫 번째 과제로 정책 개발 단계에서부터 일종의 시장조사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그간 제한적 자료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정책 방향과 우선 순위가 검토돼왔다면, 유권자 지형을 분석한 여론조사, 표적집단면접조사(FGI), SNS 정보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유권자의 선호를 저인망식으로 수집ㆍ조사해 체계적으로 분석한다는 구상이다. 소수 전문가의 ‘감’에 의존하다 오판하는 일을 줄이고, 정책 수요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정당 차원에선 방대한 유권자 정보를 조사, 분석한 경험이 전무해 외부 업체와의 연계 작업도 고려하고 있다. 김 원장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동의 없이는 정보 수집이 자유롭지 못해 오바마 식 선거운동으로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각종 현안에 대해 여론의 흐름을 폭넓게 반영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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