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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이 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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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이 유커

입력
2016.09.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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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85% 달해 편중 심각

중국 사드 보복땐 치명적 타격

동남아ㆍ인도 등 다변화 필요

서울 명동이 중국 거리가 된 지는 오래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득 메운 거리는 온통 중국어 안내판으로 도배됐고 중국어 호객 소리로 시끄럽다. 중국 최고 관광성수기인 10월 첫주 국경절 기간엔 25만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한국에 몰려든다고 하니 더욱 심해질 것이다.

우리 관광시장의 중국인 관광객 편중 현상이 심각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 등에 따르면 방한 관광시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2013년 35.5%였다가, 2014년 43.1%, 2015년 47.3%에서 올해 1~8월엔 48.8%로 매년 급격히 커지고 있다. 거의 절반을 차지한 독과점 상태다. 제주의 경우 더 심각하다. 지난 한 해 동안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은 85%에 달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발표한 ‘일본 여행수지의 주요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일본 보다 중국 의존도가 심하다며 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지적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 총 1,970만명 중 중국인 관광객은 약 500만명으로 25.4% 수준이었다.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중국이 308만명으로 가장 높지만 한국(238만명), 대만(216만명), 홍콩(87만명) 등이 균형감 있게 받쳐주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103만명에 머물렀고 대만(39만명), 홍콩(31만명) 등을 합쳐도 중국(381만명)에 기울어진 축을 버티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지나친 편중에 따른 잠재적인 위험은 너무 크다. 중국의 국가정책 변화에 따라 국내 관광시장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에 따른 한일 갈등이 심해진 뒤 방한 일본인 관광객수는 뚝 떨어졌고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의 보복이 있을 경우 우리 관광시장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신축 호텔이나 면세점, 쇼핑센터 등은 대부분 중국 관광객을 염두에 두고 지은 것으로 만일 중국 시장이 무너진다면 끔찍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인의 한국여행 상품이 저가 중심이다 보니 서비스 시설 등 국내 관광 인프라의 질적 제고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중국인 관광객이 핵심 수요다 보니 다른 나라 관광객에 대한 준비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해법은 관광시장의 다변화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중국 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전체 관광시장의 크기를 키우는 것도 좋지만 시장 다변화를 통해 위험성을 낮추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의 무슬림 시장과 인도 시장을 넓히고, 가장 가까운 일본 시장을 회복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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