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선정부터 신경전 연속
민주 ‘트럼프 대항마’ 마크 큐반
공화 ‘빌 클린턴의 여자들’ 준비
미국 ‘대선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인 TV 토론회의 주인공은 단연 토론 당사자인 도널드 트럼프(공화)와 힐러리 클린턴(민주)이다. 그러나 뉴욕 주 헴스테드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리는 이 토론회에는 후보 이외의 다른 사람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토론 진행의 공정성 때문에 클린턴과 트럼프 진영이 신경전을 벌인 진행자다. 26일 토론에서 90분 동안 6개 주제를 각 15분간 제시하고, 후보들의 발언 시간을 조정하는 인물은 NBC 방송의 뉴스 진행자 레스터 홀트다. 2, 3차 토론에는 CNN의 앤더슨 쿠퍼와 폭스뉴스의 크리스 왈라스가 각각 진행자로 나선다.
토론회 방청석에는 각 후보가 껄끄러워하는 인물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억만장자이자 자선 사업가인 마크 큐반을 내세워 트럼프의 심기를 괴롭힐 계획이다.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거론됐던 큐반은 클린턴 지지 선언 후 트럼프를 향해 독설에 가까운 거센 비판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큐반은 최근 “클린턴 캠프의 초청을 받아 1차 TV토론 때 방청석 맨 앞줄에 앉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반격 카드는 클린턴 후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여자들’이다. 트럼프는 24일 트위터를 통해 “만약 멍청하고 실패한 독지가인 마크 큐반이 방청석 맨 앞줄에 앉길 원한다면, 나는 큐반 바로 옆에 제니퍼 플라워스를 앉힐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워스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 오랫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여성이다. 클린턴이 큐반을 끝내 방청석에 초청한다면, 트럼프도 맞불작전으로 플라워스를 초청하겠다는 일종의 ‘협박’인 셈이다. 플라워스도 즉각 트럼프 초청에 기꺼이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플라워스는 트위터에서 ‘안녕! 도널드. 나는 당신 편이고, 따라서 (초청받으면) 분명히 토론장에 나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참석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트럼프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 추문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주변에서는 예측 불가한 트럼프가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플라워스를 비롯해 백악관 인턴 출신 모니카 르윈스키, 폴라 존스 등이 느닷없이 방청석에 나와 클린턴에게 불쾌한 과거를 떠올리도록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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