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예보의 영웅’ 이에리사(62) 전 국회의원이 대한체육회장 재도전에 나선다.
이 의원은 23일 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올해 초 통합한 뒤 처음 열리는 체육회장 선거는 다음 달 5일이다.
이 의원이 뛰어들면서 선거 판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탁구 국가대표 출신 이 의원은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의 주역이었다. 은퇴 후 국가대표 감독을 비롯해 여성 최초 태릉선수촌장, 대학 교수, 19대 국회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을 역임했다. 2013년 2월 체육회장 선거에서는 김정행(73) 현 회장에게 28대25(무효표 1표)로 아깝게 졌다.
이 의원은 장정수(64)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 장호성(61) 단국대가 총장, 전병관(61) 경희대 교수, 이기흥(61) 전 대한수영연맹 회장과 4년 임기의 ‘체육대통령’ 자리를 놓고 앞으로 치열한 선거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그는 이번 체육회장 선거 출마 자격이 없었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지난 3월 통합회장 선거관리 규정을 신설하며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로부터 과거 2년 동안 정당의 당원이었거나, 공직선거법에 따라 실시되는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후보자가 될 수 없다’고 제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당)당적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출마를 제한하는 것은 피선거권과 평등권 위배라는 체육계 일부의 지적이 제기됐다. 박종덕 대한롤러스포츠연맹 전 홍보이사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소장을 제출했고 서울동부지방법원 제21 민사부는 22일 해당 규정에 본안 판결 시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가처분 결정의 효력은 신청을 제기한 사람에게만 유효하다. 이에 이 의원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동부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내서 효력정지 판정을 받아낸 뒤 곧바로 후보 등록을 마쳤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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