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개통 후 일부 되돌려 받는
불법 보조금 영업 급증 추세
휴대용 모뎀 틈새시장 성장하자
유통점은 가입자 실적 높이고
고객은 저렴하게 데이터 소비
규제기관 방통위는 방관만
휴대폰을 일단 정가로 개통한 뒤 나중에 그 일부를 되돌려 받는 불법 보조금인 ‘페이백’이 휴대폰에 이어 휴대용 모뎀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 영상 시청 등 동영상 수요가 늘면서 데이터 소비량이 급증하자 스마트폰이나 노트북PC 등을 인터넷에 연결시켜 주는 휴대용 모뎀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나타나고 있는 불법 영업이다.
2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기기 가격만 13만~15만원인 ‘T포켓파이’(SK텔레콤), ‘에그’(KT), ‘LTE라우터’(LG유플러스) 등 휴대용 모뎀을 불법 페이백을 받고 구매했다는 사례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영업은 적발을 피하기 위해 ㄲㄷㅂ(꽃다발ㆍ 사은품), 장미 18송이(페이백 18만원), 20성(페이백 20만원) 등 각종 은어들로 진행된다. 휴대용 모뎀이 틈새 시장으로 성장하자 이를 판매한 매장에 지급되는 판매장려금이 높아지고 이 장려금 중 일부가 페이백 형태로 구매고객에게 흘러가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구매자도 스마트폰 요금제를 상향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데다 필요한 기간만큼 사용한 뒤 해지하고 중고로 되팔 수도 있어 이득이다.
실제로 통상 휴대용 모뎀의 요금은 월 1만6,500원 안팎으로 매월 데이터 10기가바이트(GB)를 이용할 수 있다. 이통사들은 현재 휴대용 모뎀 기기에 13만~15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기기는 사실상 공짜인 셈이다. 더구나 페이백으로 20만원을 지급한다. 6개월만 사용한 뒤 해지할 경우 위약금은 12만원 정도 발생한다. 위약금을 내도 8만원이 남는 것이다. 월 요금을 6개월간 내면 총 10만원 정도 된다. 위약금을 내고 남은 8만원과 정산하면 결국 6개월 동안 2만원이 채 안 되는 요금으로 데이터를 60GB나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휴대용 모뎀도 가상의 번호가 부여되고 별도 가입자로 집계된다”며 “가입자 실적을 높이려는 유통점과 저렴한 요금으로도 대용량의 데이터를 쓰고 싶은 고객 사이 이해가 맞아 떨어져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방통회 관계자는 “아직 관련 내용에 대해 파악하지 못했다”며 “단통법 적용 대상인 이동통신 단말에 휴대용 모뎀도 포함되는지부터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소관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공시 지원금이 지급된다면 당연히 단통법 적용 대상”이라며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불법 행위 감시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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