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문 부천상인연합회에 조언
“상권의 입지가 부족하다면 차별화하고, 고급화해야 한다.”
일본 효고(兵庫)현 고베(神?)시 모토마치상점가 상인연합회 하스이케 구니오 회장은 21일 전통시장의 활로를 찾기 위해 상점가를 찾은 경기 부천시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이같이 충고했다.
그는 “상점가의 이미지를 떨구는 업종이 들어오는 것을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건물주와의 상설 협의 자리를 통해 막고 있다”며 “상점의 외부 색깔이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을 경우 권고, 논의를 통해 바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친코와 풍속(性)산업 관련 업소가 들어오는 것을 고베시와 협력해 막기도 했다”면서 차별화와 고급화 전략을 소개했다.
부천 전통시장상인연합회 소속 상인 17명은 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기 위해 부천시, 부천산업진흥재단과 함께 20~23일 나흘간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 교토, 고베의 전통시장을 찾았다.
부천 시장 상인들이 첫날 방문한 모토마치상점가는 약 1.2㎞ 길이 거리에 300여개 점포가 밀집된 상가로 주말에는 인근 백화점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상점 입주를 까다롭게 결정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 상점가는 1995년 7월 4만명이 숨진 고베 대지진 당시 이윤이 아닌 안정적인 물자를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 삼아 감동을 주기도 했다. ‘안전한 상점가’를 목표로 130여명이 넘는 상인들이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박기순(부천제일시장 상인) 부천 연합회장은 “모토마치상점가는 춘절축제, 전시회 등 부천 전체 전통시장에서 벌이는 마케팅보다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을 유인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길거리 백화점’과 다름 없는 환경, 상인연합회 회비를 한 달에 100만원씩 부담할 수 있는 결속력도 부럽다”고 말했다.
제대성(강남시장 상인) 부천 상인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침체된 전통시장의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상인 스스로가 배우고, 변화해야 한다”며 “일본 전통시장의 다양한 경쟁력 강화 사례를 배워가겠다”고 말했다.
부천 시장 상인들은 23일까지 모토마치상점가 외에도 170년 전통의 오사카(大阪) 구로몬시장과 ‘교토(京都)의 부엌’으로 불리는 400년 전통의 니시키시장 등 간사이(?西)지방 대표 전통시장 8곳을 찾아 운영과 성공 노하우를 배울 예정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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