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오닝~허베이 구간… 비난 빗발
중국 당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만리장성 일부 구간을 시멘트로 보수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수이중(繡中)현 문화유산국이 2014년 진행한 만리장성 보수작업에 대해 “흉측하게 흰색 시멘트로 뒤덮인 모습이 우주에서도 보일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문제의 구간은 랴오닝(遼寧)성에서 허베이(河北)성으로 이어지는 성벽 22만㎞ 구간 가운데 일부로 1381년 명나라 때 수리된 이래 자연상태로 보존돼 ‘가장 아름다운 야생의 장성’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최근 시멘트로 두껍게 포장된 성벽길 사진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2년 전 이미 완료된 보수작업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微博)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야생의 장성이 평평해졌다’는 해시태그와 함께 당국을 비난하는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밀로의 비너스가 중국에 있었다면 시멘트로 새 팔이 붙여졌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둥야오후이(董耀徽) 중국 만리장성 학회 부회장은 “만리장성의 벽돌을 복원하려던 지방정부의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라며 “유산의 본래 모습을 해쳐 역사를 앗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중앙정부 차원에서 만리장성을 전체적으로 관리,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만리장성 중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구간은 8.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세월 풍파에 휩쓸린 데다 건축 자재나 기념품으로 팔기 위해 벽돌을 훔쳐가는 도둑들이 극성을 부리면서다. 이에 중국 정부는 2억8,500만 달러(약 3,144억 원)를 들여 2005년부터 만리장성을 구간별로 복원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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