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에 참여한 근로자ㆍ가족
협력사까지 1300여명 초대
콘서트홀서 감사의 음악회
“한 동안 가슴이 뭉클했어요. 꿈에도 상상을 못했으니까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습니다.”
중소 인테리어 업체에서 근무하는 전진우(50)씨에게 21일 저녁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 중 하나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막노동판이나 다름없는 내부 인테리어 수작업 현장에서만 25년째 보내온 그는 이날 중학교 2학년인 딸과 함께 난생 처음으로 클래식 공연장을 찾았다. 더구나 공연 도중 깜짝 이벤트로 소개된 40초 가량의 짧은 영상편지는 그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자폐증으로 몸이 불편한 아들 때문에) 모든 가족들이 공연을 함께 볼 수 없어 안타까웠지만 ‘기운을 내라’며 응원해 준 딸의 영상 메시지는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며 말했다.
롯데그룹이 이날 서울 잠실에 건설 중인 롯데월드타워(123층·555m) 현장 근로자와 가족 등 1,300여명을 초청해 연 ‘작은 영웅들의 땀과 열정에 보내는 음악회’에서는 이런 훈훈한 장면이 이어졌다. 자사 직원들이 아닌 협력사 근로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문화 공연을 진행한 예는 많지 않다. 롯데월드몰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번 음악회는 지난 2010년 착공 이후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공사에 참여했던 근로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취지에서 100일 이상 근무한 현장 근로자들과 가족들을 모두 초청 대상으로 했다. 롯데월드타워 현장 첫 여성 안전관리기사인 롯데건설 이단비씨와 방글라데시 시공테크사에서 온 하빕씨, 1995년부터 가장 오랜 시간 현장을 지킨 이영근 롯데건설 소장 등도 함께 참석했다.
총 100분 동안 1,2부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음악회는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와 테너 김남두, 소프라노 홍주영 등의 협연이 이어졌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건설에는 2010년 이후 6년여 간 연 인원 500만명의 근로자가 참여했다. 지금도 하루 3,500여명의 근로자가 12월말 준공을 목표로 현장에서 마무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미 공사는 95% 가량 끝났다.
박현철 롯데물산 사업총괄본부장은 “롯데월드타워를 짓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신 근로자들에게 깊이 감사 드린다”며 “이를 뒷받침해 준 가족들 역시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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