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0.25~0.50%로 유지
숨 죽이던 시장 일단 반색
11월 대선 등 변동성 커질 듯
올해 안에 한번은 울릴 거라 예고됐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계의 알람이 결국 오는 12월로 맞춰졌다. 금리인상이 몰고 올 충격에 숨죽였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제히 반색하는 분위기지만, 얼마 남지 않은 금리인상 시점이 다가올수록 시장의 널뛰기는 더욱 심해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0.25∼0.50%)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금리 동결 배경으로 “기준금리 인상 여건이 강화됐지만 고용ㆍ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에 부합하는지 추가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연준이 발표한 성명엔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진단이 가득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단기적 위험요소가 거의 상쇄됐다”며 그 근거로 ▦가계지출 호조 ▦견조한 일자리 창출 ▦상반기 보다 빨라진 경제활동 확대 속도 등을 들었다. 이날 회의에서 의결권을 가진 FOMC 위원 10명 중 올 들어 가장 많은 3명이 금리인상을 주장한 점과, 회의 직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FOMC 위원 대부분은 연말까지 한 차례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점도 ‘연내 금리인상 확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남은 두 번의 FOMC 회의 중 미국 대통령선거(11월8일)를 일주일 앞두고 열리는 11월 회의보단 12월 회의(13~14일)에서의 인상 가능성을 훨씬 높게 보고 있다. 미국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전날 48.1%에서 FOMC 회의 직후 51.9%로 올랐다. 반면 11월 인상 확률은 20.8%에서 12.4%로 낮아졌다.
금리인상 충격을 우려하던 시장은 일제히 환호했다. 21일 미국 나스닥지수는 1.03%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고 다우지수도 0.9% 올랐다. 22일 코스피지수 역시 0.67% 오른 2,049.70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이런 ‘안도 랠리’가 오래 갈 걸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정해진 충격의 시점이 다가올수록 작은 변수에도 투자심리가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가장 큰 변수로 11월 미국대선을 꼽고 있다.
정부도 시장 변동성에 대비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24시간 시장 상황을 점검하면서 최고의 대응태세를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기획재정부ㆍ금융위원회ㆍ한국은행 등도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 만큼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의 잠재적 위험 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상황별 대응방안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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