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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쿼터제 '쇄국' 한국 vs '개방' 일본, 정답은?

입력
2016.09.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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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용병 중 하나인 아드리아노/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지난해 1월 터키축구협회는 외국인 선수 등록 및 출전 규정을 손보는 대모험을 감행했다. 선수단 28명 중 외국인 선수를 최대 14명 보유할 수 있고 한 경기에 11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전 8명 보유에 5명 출전으로 제한된 걸 사실상 완전히 풀고 선발 명단을 전원 외국인 선수로 채울 수도 있는 길을 터줬다. 자국 선수 몸값에 낀 거품을 빼고 터키 프로리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용단이었다.

최근 일본이 터키를 벤치마킹해 외국인 쿼터제의 전면 자율화를 모색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일본 J리그가 이사회를 열고 외국인 선수 로스터 확대 등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고 지난 21일 닛칸스포츠가 전했다. J리그 이사회는 일본인 선수를 15명 이상만 보유하면 외국인 선수 등록에 제한을 두지 않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무라이 미쓰루 J리그 이사장은 "제한을 풀어야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지 각 구단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J리그 외국인 쿼터제는 5명으로 묶여있다. 용병 3명에 아시아 쿼터 1명 및 J리그와 제휴를 맺은 태국 등 동남아 8개국 출신 선수 1명 등이다.

일본의 파격적인 개방 정책 모색은 고육지책의 성격이 짙다. 2008년 감바 오사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이후 8번의 대회에서 결승 진출조자 못하고 있다. 전통의 한국 축구와 중국의 급성장, 중동 국가들의 멈출 줄 모르는 물량공세 등에 밀린 결과다. 아시아 2류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용병을 대폭 늘려 리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그러나 무제한적 개방은 양날의 검이다. 반대급부로 국내 풀(선수층)이 죽는다. 자국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는 이에 따르는 대표팀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야 한다. 중국이 대표적인 예다. 축구 굴기를 외치며 몇 년간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특급 용병들을 대거 데려갔음에도 여전히 한국 축구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자국 선수들의 동반 성장이 없는 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고 대표팀 역시 발전할 수 없다는 걸 지난 ACL 8강 결과가 잘 말해주고 있다.

바로 한국 프로축구가 외국인 쿼터제에 관한 한 이른바 쇄국 정책으로 일관하는 배경이다. K리그는 국내 선수를 지키고 키우려는 성향이 강하다. 아시아쿼터 1명을 포함해 팀당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또 골키퍼는 한국 선수만 등록할 수 있고 23세 이하 국내 선수 의무 출전 조항도 있어 화수분 축구에 소홀하지 않는다.

다만 일본이 강력한 개방 정책을 강행할 시 뒤따르는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비할 필요는 있다. 족쇄 풀린 J리그가 K리그에서 뛰는 중간급 선수들에다 청소년대표급 선수들까지 싹쓸이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망주 유출이 걱정된다. 앞서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청소년 대표 선수들과 주니어 선수들이 일본으로 많이 진출하는데 잘못 가서 그냥 망가지는 선수들이 엄청나게 많다"며 "갔다가 못 뛰게 되면 선수도 망가지고 대한민국 축구에도 손실"이라고 경고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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