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명이 모여 사는 메트로폴리탄, 일본 도쿄의 상징이 된 탑이 있다. 전파탑으로는 세계 최고 높이인 634m의 도쿄스카이트리가 그 주인공이다. 도쿄타워를 대신할 전파탑으로 2012년 5월 완공돼 문을 열었다. 도쿄스카이트리는 동일본 대지진 복구의 상징물로 일본인들의 가슴에 더 깊이 각인된다. 일본의 내진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규모 9의 강진에도 버티게끔 설계됐다고 한다.
도쿄의 상징 도쿄스카이트리
도쿄 스카이트리의 높이는 전파탑으로는 세계 최고다. 기존 도쿄의 아이콘이었던 도쿄타워(333m)의 두 배에 이르고, 이전 세계 최고 전파탑이라 했던 중국 광저우탑(600m)의 기록도 가볍게 갈아치웠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828m)에 이어 인간이 만든 높은 건축물 넘버 2의 자리에 올라있다.
하늘로 솟아오른 마천루 스카이트리는 그 꼭대기에서의 공중산책이 기다리는 전망대다. 타워의 전망대는 2곳이다. 350m 지점에 덴망데크가 있고, 450m 높이에 덴망회랑이 있다. 덴망데크는 두께 5m를 넘는 대형 유리를 360도로 배치해 압도적인 개방감을 자랑한다. 덴망데크 내엔 볼거리가 많다. ‘에도 일목도 병풍’도 그 중 하나다. 발 아래 펼쳐지는 경치와 병풍 속 그림을 비교해보며 400년의 시공간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덴망데크에서 덴망회랑까지는 덴망셔틀이라 이름 붙여진 투명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전망대 최고 지점까지 약 110m 길이의 완만한 나선형 오르막길을 오르며 동서남북 도쿄의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조망할 수 있다. 유리벽체 가까이 다가서면 발 밑으로 까마득한 타워 아래 풍경까지 즐길 수 있다. 짜릿한 스릴은 덤이다.
일본 최대 높이 전망대인 만큼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의 폭이 다르다. 날씨가 좋은 날엔 도쿄 도심의 명소 오다이바는 물론이고 멀리 후지산까지 선명하게 바라보인다.
입장료는 덴망데크(350m)가 2,060엔, 덴망회랑(450m)은 개별 입장권을 판매하지 않고 덴망데크에 오른 입장객에 한해 추가요금 1,030엔을 받고 오를 수 있게 했다. 외국인관광객의 관람편의를 위한 전용티켓도 운영된다. ‘패스트 스카이트리 티켓’이다. 외국인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덴망데크 입장권이다. 일반매표소의 긴 행렬을 기다리지 않을 수 있어 좋다. 여권만 지참하면 된다. 빠른 입장이 보장된 만큼 티켓 가격은 조금 더 비싸 2,820엔이다. 패스트 스카이트리 티켓 전용카운터는 4층 도쿄스카이트리 입구 플로어 서쪽에 마련돼 있다.
타워 아래엔 멀티플렉스 공간인 ‘도쿄 스카이타운’이 있어 타워 전망대와 함께 즐길 만하다. 소라마치 쇼핑몰과 스미다 수족관 등이 있다. 소라마치는 이스트야드ㆍ타워야드ㆍ웨스트야드의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이스트야드 6,7층에는 소라마치의 메인 다이닝인 ‘캐주얼 다니닝존’이 들어섰다. 이곳의 29개 음식점에서는 일본 전역의 지역별 명물 요리들을 본고장 요리장의 손길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이스트야드 30, 31층에는 높이 150m 위의 고품격 전망 레스토랑 11개 점포가 집결한 ‘스페셜 다이닝존’도 마련돼 있다.
도쿄스카이트리까지는 도부전철 이세사키선 도쿄스카이트리역과 바로 연결된다. 전망대 운영시간은 오전 8시~오후 10시. 스카이트리타운 상업시설은 오전 10시~오후 9시, 레스토랑은 오전 11시~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
도쿄스카이트리 인근 도쿄의 동부 명소
도쿄 스카이트리 인근 가깝게 둘러볼 수 있는 곳들은 아사쿠사, 우에노, 긴자 등이다. 도쿄의 동쪽에 자리한 명소들이다.
아사쿠사 지역은 메이지 시대 도쿄 최초의 도시공원인 아사쿠사 공원이 지정됐던 곳. 한때 도쿄 제일의 번화가였다. 지금은 번화가의 중심이 시부야와 신주쿠 등으로 이동했지만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이 에도 시대의 정서를 느끼기 위해 아사쿠사를 찾는다. 센소사 정문인 가미나리몬이 지역의 대표 상징물이다. 인근 조리기구 등을 취급하는 갓파바시 등의 상점가가 유명하다.
아사쿠사 앞으로는 스미다강이 흐른다. 봄이면 도쿄의 대표 벚꽃 명소인 이 곳으로 수많은 상춘객들이 몰려든다. 강변에 있는 생맥주잔과 거품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의 아사히 맥주 본사 빌딩이 눈에 띈다.
우에노는 도쿄 동부의 오래된 인기 관광지다. 판다가 살고 있는 우에노동물원뿐 아니라 도쿄도립미술관, 국립박물관, 우에노공원 등 나들이 할 곳이 많다. 우에노는 또 여러 철도 노선과 도로가 밀집한 교통의 요충지다.
긴자도 빼놓을 수 없다. 긴자는 과거 화폐를 주조하던 장소였다고 한다. 고급 요리집과 명품점 등이 밀집돼 있다. 가까운 니혼바시 등은 옛 건물이 많이 남아 고풍스럽다. 최근에는 패션 브랜드 꼼데가르송의 '도버스트리트마켓'을 비롯해 젊은이들이 찾기에 좋은 상권도 공존하고 있다.
긴자의 렌카테이는 지금의 튀긴 돈가스를 처음 만든 곳이라고 한다. 1895년 오픈한 일본 최초의 경양식 전문 레스토랑으로 옛 맛을 그리워하는 일본 사람들 뿐만 아니라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로 항상 문전성시다. 맛과 함께 세월의 흔적이 쌓인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미츠코시 긴자 백화점 앞 기무라야 소혼텐(사진)이라는 1869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는 빵집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세련된 거리 오코테산도에서의 산책
도쿄 하라주쿠는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다. 하루주쿠엔 다케시타도오리를 비롯 시부야로 향하는 캐츠스트리트 등 둘러볼 곳이 많다. 하라주쿠역에서 조금 더 내려가 나오는 오모테산도는 서울의 청담동이나 가로수길 느낌의 거리다. 명품 브랜드숍과 멋진 가게들이 즐비하다.
오모테산도 대로변에 자리한 오모테산도힐스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패션과 문화에 중점을 둔 복합공간이다. 자연 채광의 적극적 활용, 나선형으로 설계된 독특한 내부구조 등이 특징이다. 신비한 물소리와 음악,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진다. 나선형의 내부구조를 따라 예쁜 상점들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맨 위층에 다다르게 된다.
오모테산도 인근엔 맛집도 여러 곳이다. 루크스로브스터는 바닷가재 샌드위치 전문점. 신선한 바닷가재 살이 푸짐하게 들어있다. 월드 블랙퍼스트 올데이는 세상의 모든 아침식사를 맛볼 수 있다는 콘셉트를 내건 곳. 2개월마다 국가를 바꿔가며 다양한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최근 일본 젊은이들이 오모테산도에서 많이 찾는 트렌디한 커피숍은 블루보틀. 미국의 커피전문점 브랜드다.
하라주쿠에선 마리온 크레페가 명물이다. 하라주쿠 거리에선 한 손에 크레페를 든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미나토구에 있는 곤파치는 옛 일본색 짙은 인테리어로 꾸며진 이자카야다. 수타 메밀국수와 숯으로 구운 꼬치구이 등 일본 전통요리가 주요 메뉴다. 2002년 미일 정상회담 때 귀빈을 받기도 했고 영화 ‘킬빌’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1층 바에서는 직접 구워주는 야키도리(꼬치구이)와 오뎅을 먹을 수 있다.
이성원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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