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주부 이옥희(56·서울 목동)씨는 다가올 김장철이 두렵다.
아직 두 달여가 남았지만 오른 배춧값이 내려갈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매년 이씨네 4인 가족이 먹을 김장을 담가왔지만 배추가격의 고공행진이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한 포기에 1만원을 호가하는 배추로 김치를 만들어 먹느니 차라리 완제품 김치를 사먹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이씨는 "작년에 대형마트에서 김장 재료를 구매해 김장을 할 때는 21만원 정도가 들었는데 올해 오른 배춧값으로 김장 비용을 예상해보니 30~40%나 더 비싼 수준이어서 10kg에 6만원 안팎인 포장김치를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포장김치 코너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폭염과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배춧값이 폭등하자 포장김치의 매출이 늘고 있다.
천정부지 오른 배춧값으로 포장김치를 찾는 사람이 많아 포장김치 재고량은 바닥났고, 김치 제조업체들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추석 연휴에도 공장을 풀가동했다.
지난해 9월 추석 직전 가락시장에서 평균 도매가격이 6,128원(10㎏ 상품 기준)이던 배추값은 올해 9월 추석 직전에는 2만462원으로 무려 234% 폭등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는 최근 내놓은 '최근 배추가격의 급등 원인 및 전망' 보고서에서 "앞으로 배추가격은 현 수준에서 다소 하락하겠으나 추석 이후 준고랭지 2기작 배추가 출하되는 10월까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배춧값 폭등세가 본격화한 9월 들어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포장김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67% 급증한 40억원을 기록했다. 해마다 7~8월이면 바캉스 수요로 포장김치 매출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배추 시세가 폭등하면서 이례적으로 바캉스 시즌이 지난 9월에 포장김치 매출이 더 큰 폭으로 뛰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달 전국 매장의 포장김치 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14.5% 늘었다. 지난 1일부터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까지 포장김치 판매량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 기간만 비교하면 작년보다 매출이 63.5%나 상승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포장김치는 제조업체의 물량이 모자라 발주를 넣어도 제때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포장김치 상품은 저녁이 되기 전에 모두 동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농수산 전문 NS홈쇼핑에서도 배춧값 폭등 여파로 최근 2회(8월 24, 31일) 김치 판매 방송이 조기 매진되는 등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6~7월 143만원이었던 김치 판매 방송의 분당 취급액은 8월에는 242만원으로 60% 뛰었다. 온라인몰과 카탈로그를 통한 김치 판매 역시 8월에는 전월 대비 89.5% 늘었고 9월 초에는 178%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장김치 제조업체들은 주문 물량을 맞추기 위해 추석 연휴에도 공장을 풀가동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충북 진천에 공장을 둔 CJ푸드빌은 지난달 포장김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0% 늘었다.
대상FNF 종가집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추석 당일 공장 2곳을 정상 가동했다. 대상FNF 종가집 관계자는 "올해 8월은 작년 같은 달보다 20%가량 판매량이 늘었다"며 "밤에도 공장을 가동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요즘 워낙에 포장김치 수요가 많다 보니 일부 대형마트는 상품을 가져다 놓기 무섭게 판매대가 비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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