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은 육지형 얕은 지진이라 여진 계속된다”
“구마모토(熊本) 지진은 3.8초, 2011년 도호쿠(東北)대지진은 8.6초만에 지진경보 내렸다. 그래도 진앙 바로위 주민은 이미 피해를 당한 상황이라 늦다. 지진이 이미 온 뒤엔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지금 바로 닥친다고 생각하라.”
지진과 태풍, 화산 등이 수시로 벌어지는 자연재해대국 일본에서도 ‘지진 무풍지대’로 알려졌던 한국의 상황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일본 기상청 측은 21일 한국일보에 “경주에서 발생한 5.8규모 지진은 얕은 육지형이어서 여진이 계속 발생한다”고 단언했다. 아카이시 가즈히데(赤石一英ㆍ51) 지진쓰나미대책 조사관과 가마야 노리코(鎌谷紀子ㆍ49ㆍ여) 지진예지평가관은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기상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 4월 구마모토 지진은 5개월 넘게 2,104회나 여진이 이어지는 중”이라며 한국의 지진 사태가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했다.
_한국 경주 지역의 지진을 파악하고 있었나.
“12일 저녁과 19일 여진에 대해 미국지질조사국(USGS)과 일본기상청 모두 파악하고 있다. 일본 자체적으로도 진도1 이상이 느껴져 지진경보를 냈다. 경주는 진원 깊이가 10km대 매우 얕은 곳에서 일어났다. 일본 주변에선 육지형 얕은 지진, 플레이트(지각판) 경계에서 발생하는 지진, 내려앉은 플레이트안의 지진 등 3종류가 있다. 경주는 첫 번째 유형이다.”
_육지형 얕은 지진의 특징은 무엇인가.
“플레이트 안의 지진은 주변에서 강한 힘으로 눌러주기 때문에 여진이 별로 없다. 보통 진원이 깊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주는 땅밑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 여진이 많이 발생한다. 일본에선 에도(江戶)시대(1603~1867) 큰 지진의 여파가 지금까지 계속되는 곳도 있다. 올 4월 발생한 구마모토의 경우 5개월째 2,104회 여진이 일어나고 있다”
_규모 5.8이면 일본에선 어느 정도 큰 지진인가.
“규모5 수준이면 일본에선 연간 160회 이상 일어난다. 그 정도로는 인명피해가 없다. 일본의 지진은 플레이트 경계선에서 자주 발생해 큰 것들이 많다. 한국은 그 경계선에서 떨어져 있어 지진발생이 적은 것이다.”
_그럼 지금 한국의 상황이 변한 것인가. 도호쿠대지진 영향이란 견해도 있다.
“한국의 지각판이 활발해진 것인지 당장 판단하기 힘들다. 도호쿠지진과 관련이 있다면, 보통 큰 지진 직후 변화가 많은데 시간이 흐르지 않았나. 한국데이터가 없어 알 수 없다. 일본 데이터로는 2011년 대지진후 한국까지 연결되는 이상징후는 발견된바 없다.”
_일본의 지진속보는 얼마나 빠르게 국민에게 전달되나.
“수많은 지진관측 센서가 네트워크화돼 있다. 그 파장들이 기상청에 모이는 거의 동시에 NHK와 라디오,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으로 전파된다. 구마모토의 경우 4월14일 밤9시26분38.7초에 첫 지진파가 감지됐고 3.8초후 기상청이 1보를 냈다. 이렇게 해도 진앙지 바로 위의 현지 주민들에겐 매우 위험하고 늦은 상황이다. 초단위의 싸움이다.”
_2011년 도호쿠대지진 때는 몇 초 걸렸나.
“그때는 진원이 바다였기 때문에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최초 감지 후 8.6초만에 지진경보가 발령됐다.
_일본에선 지진이 나기 수십초 전에 미리 예측하는 시스템도 있지 않나.
“기본적으로 지진을 최초 감지한 뒤에 속보가 나간다. 그런데 도호쿠대지진처럼 진원지가 중심부로부터 떨어져 있는 경우, 지역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진도달 거리의 차이가 있다. 떨어진 곳에선 5초든 10초든 순간의 여유가 발생한다. 이것을 예보시스템이라고 한다. 예보만 따로 서비스하는 회사들도 많다.”
_한국 국민들에게 해줄 얘기가 있나.
“지진은 언제 올지 누구도 모른다. 일본이라 해도 오고 나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평상시에 준비해야 한다. 개개인은 머리 주변에 뭐가 떨어지지 않도록 물건들을 정리하고, 사회적으로 건축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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