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이상 실업 상태인 ‘장기(長期) 실업자’가 지난달 18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실업자에서 장기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용 사정이 악화하면서 한번 일자리를 잃으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 수는 18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2,000명이나 늘어났다. 8월 기준으로 1999년(27만4,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장기 실업자 수는 올 들어서도 9만5,000명(4월) →10만4,000명(5월) →11만4,000명(6월) →17만2,000명(7월) 등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율은 18.3%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9월(19.7%) 이후 가장 높다. 장기실업자 비율은 2010년 이후 줄곧 7~8% 선을 유지하다 작년 5월부터 10%대로 올라섰으며 이제 20%대 진입을 목전에 두게 됐다. 단지 실업자 수만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실업자의 질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예전에는 실업이 발생해도 경기 회복과 함께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조선ㆍ해운 구조조정과 맞물려 점점 장기 실업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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