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채준]
최근 의학계의 트렌드는 '삶의 질'이다. 환자들이 최신 의학을 통해 질병을 이겨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수술 전부터 환자의 남은 삶이 고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암의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 암세포가 퍼진 부위를 광범위하게 걷어내야 하는 경우에는 생존을 위해 삶의 질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이런 환자들 중 성기능을 찾길 원하는 환자들을 위해 '암환자 성재활 센터'를 올해 개소했다. 이대목동 병원의 암환자 성재활 센터는 암 수술 후 성기능 재활에 실패한 암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첫번째 센터다.
정우식(58) 이대목동병원 암환자 성재활센터장은 "최근 조기 진단과 의술의 발달로 여러 암에서 환자의 생존률이 향상됨에 따라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암환자 성재활센터는 이대목동병원 암환자는 물론 타 병원에서 성기능 재활에 실패한 암환자의 성기능 재활을 돕기 위해 탄생했다"고 말했다.
▲방광암 전립선암, 성기능 장애
암환자들 중 골반에 암세포가 생기는 경우 성기능 장애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 성기능 상실은 골반 내 근치적 수술 후 발생하는 흔한 부작용 중 하나다. 전립선암·방광암·직장암 등에서는 수술 후 신경 손상에 의한 성기능 장애가 8~82%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발표 된 2012년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의하면 대장암, 전립선암, 방광암은 각각 남성 암 발생률 2위, 5위,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립선암은 서구에서 가장 많은 남성암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그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직장암·방광암의 경우에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이대목동병원의 암환자 성재활센터는 주로 남성환자들이 내원하고 있는데 여성에 대한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약물치료 실패환자가 대상
성재활센터를 찾는 남성환자들이 여성환자 보다 많은 것은 성행위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주도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암 수술 후 남성의 성기능 장애는 대부분 신경손상에 의하여 발생하며, 치료는 PDE-5 inhibitor (PDE-5i)라는 약물을 통한 음경재활에 의존하고 있다. 임상연구에 따르면 PDE-5i를 수술 후 주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음경으로 가는 혈류상태가 좋아지고 음경의 평활근의 위축이 줄어든다는 보고들이 있다. 하지만 수술 1~2년이 지나도 약물을 계속 복용해야 하거나,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 이들은 인간의 욕구 중 하나인 성생활에 있어 심각한 장애를 느끼게 된다. 이들은 음경주사제나 진공물리기구 등을 선택할 수 있으나 효과는 매우 미비하다. 이러한 환자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수술적인 방법인데 암환자 성재활센터 개소는 이 부분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세조각 보형물 삽입
수술적인 방법은 세조각 팽창형 (3-piece implant) 음경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법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조각 팽창형 음경보형물 삽입은 현재 가장 자연발기와 유사하며, 기계적 신뢰도나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수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보형물들이 모두 몸 속에 위치하고 있어 알리지 않을 경우 본인 외에는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또 수술후 대중목욕탕 사우나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보형물은 세 부위로 나눠 지는데 성기의 해면체 대신 삽입되는 실린더와 펌프·물탱크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실린더는 성기에 펌프는 고환 사이에 위치시키고 물탱크는 골반 안에 자리 잡는다. 그러나 방광암 수술의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물탱크가 골반으로 들어갈 경우 이미 자리잡은 인공방광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복벽 밑에 공간을 만들어 넣고 있다.
정우식 암환자 성재활 센터장은 "암이 걸리기 전 왕성한 성생활을 하셨던 분들의 경우 큰 만족도를 느끼고 있다. 환자들이 암 수술로 기능을 잃었다면 병을 고친 것에 만족하지 말고 암 걸리기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면 좋겠다. 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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