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전략폭격기 B-1B가 21일 한반도로 재차 출격한다. 지난 13일 첫 출격 이후 불과 8일만이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우려가 고조되면서, 한미 양국은 내달 초 한번 더 한반도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B-1B를 또다시 급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B-1B는 괌 기지에서부터 최대속도로 날아오면 2시간 만에 평양에 대량의 폭탄을 투하해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 B-1B는 B-2스텔스폭격기, B-52장거리폭격기와 함께 미군의 3대 핵심 공중 전략무기로, 이 가운데 무장 탑재능력이 가장 뛰어나다.
한미 양국은 지난 13일 B-1B를 오산기지 상공에 띄워 대북 압박수위를 높였지만, 괌 현지의 강풍으로 출격이 하루 늦어진데다 아무런 무장을 장착하지 않은 채 2분간 ‘에어쇼’만 펼치고 곧장 돌아가면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출격 때는 일부 주요무장을 탑재하고, 오산기지에 실제 착륙해 한동안 머물 예정이다. 다만 전략무기를 보여주는데 집착한다는 지적이 많아 모든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한미 양국은 내달 초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재차 투입할 계획이다. 북한의 핵실험 10주년(10월 9일)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앞둔 시점이다. 한달 사이 미군의 핵심 전략자산이 3차례나 출격하는 건 전례가 없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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