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에서 북한 전통춤인 은율탈춤이 무대에 오른다.
충주시는 25일 오후 1시 성내동에 마련한 우륵문화제 메인 무대에서 은율탈춤을 공연한다고 20일 밝혔다.
무대는 은율탈춤 전승 단체인 인천 남구의 ‘은율탈춤보존회’가 꾸민다. 공연 시간은 약 60분.
은율탈춤은 200~300년 전부터 황해도 은율 지방에서 전승되어온 가면극이다. 주로 단오나 석가탄신일, 7월 백중 때 은율 장터에서 행해졌다.
전체 6과장(판소리의 마당)으로 구성된 이 탈춤은 양반이나 파계승에 대한 풍자, 남편과 처첩 간 삼각관계, 서민 생활상을 소재로 한다.
다른 탈춤에 비해 호색적인 표현이 많고 양반을 모욕하는 대목이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제1과장 사자춤, 제3과장 팔먹중춤, 제6과장 미얄할미·영감춤 등 3개 과장을 선보인다. 서막을 여는 사자춤은 큰 백사자가 등장해 한바탕 춤을 추고 들어간다. 팔먹중춤은 8명의 먹중이 차례로 등장해 자기소개와 흥풀이 춤을 추는데, 진행 방식이 봉산탈춤과 유사하다. 미얄할미·영감춤은 노골적인 호색 언어로 남녀처첩간의 갈등과 무속신앙을 나타낸 마당이다.
은율탈춤은 한국전쟁 때 월남한 예술인들에 의해 남한에서 복원, 1978년 국가무형문화재 제61호로 지정됐다. 인천시 남구가 원형을 잘 보존해 전승하고 있다. 남구 수봉공원내에 전수회관을 뒀다.
이번 우륵문화제에서는 은율탈춤에 이어 충주 신니면 마수리 들녘에서 풍년을 기원하고 노동의 고단함을 달래는 전통 마수리 농요가 재현된다.
충북무형문화재 5호인 마수리 농요는 마을 사람들이 농사일에 지친 심신을 달래며 서로를 위로하고 나라의 안녕과 풍년을 비는 풍속이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올해 우륵문화제는 다양한 문화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북한의 대표적인 전통춤 공연을 준비했다”며 “신명을 풀어나가는 대동놀이적 성격과 세시놀이 성격을 두루 갖춘 은율탈춤의 멋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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